유바이오, 30일 아프리카서 3상 투여 시작···성인 4000명 대상
접종률 낮은 아프리카로 임상 국가 변경···3분기 수출허가 신청
대조백신 확보·대상자 모집 난제 푼 유바이오, ‘2호’ 백신 예고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에 이어 ‘2호’ 백신도 연내 개발 앞두고 있다. 최근 유바이오로직스가 3상 투여에 착수하면서 연내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조백신 확보, 대상자 모집 등 백신 개발사들의 최대 난제를 모두 해결한 만큼, 백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를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가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3상에 돌입했다.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성인 미접종자 4000명 대상의 3상 투여를 시작했다.

당초 필리핀과 방글라데시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국가의 접종률이 크게 오르면서 접종률이 비교적 저조한 아프리카 지역을 공략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은 60% 수준이다. 필리핀과 방글라데시의 접종률은 각각 64%, 71%에 달하는 반면, 아프리카는 12% 안팎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초 목표했던 필리핀과 방글라데시의 접종률이 올들어 크게 높아졌다”며 “CRO(해외 임상시험 수탁기관)와의 협력으로 접종률이 10% 수준인 아프리카 지역으로 계획을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필리핀 허가당국으로부터 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유바이오로직스는 기존 계획대로 필리핀에서도 4000명 대상의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 주요 내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지난 2015년 경구용 콜레라 예방 백신 ‘유비콜-Plus’를 개발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비상사태가 선포됐던 2017년부터 유니세프를 통해 소말리아, 모잠비크, 말라위, 케냐, 아이티 등 아프리카 지역에 백신을 공급했다. 지금도 UN을 통해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이번 3상을 진행할 아프리카 국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유비콜-Plus를 가장 많이 지원받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에서 신규접종 수요가 가장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 유코백-19 공급을 시작으로,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급도 추진할 예정이다. 콜레라 백신과 동일한 콜드체인을 활용해 아프리카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에서다.

유바이로로직스는 올 3분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수출허가를 신청해 내년부터 아프리카 지역 등에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유바이오로직스는 직접 대조백신 확보에 성공한 백신 개발 기업으로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백신 개발사는 개발 중인 자사 백신과 기존에 이미 허가받은 백신(대조백신)의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3상을 진행하는데, 이때 허가 백신 확보가 개발사들의 최대 난제였다. 정부는 대조백신 확보 지원을 약속했지만, 개발사들의 역량에 맡긴 채 사실상 개입을 꺼렸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사로부터 대조백신을 무상 공급 받아 원활히 3상을 진행했지만, 유바이오로직스는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한 유바이오로직스는 마침내 필리핀 정부로부터 대조백신을 확보하면서 자력으로 난제를 풀어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에 유코백-19 공급을 위해 후반 임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부스터샷용 임상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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