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추락사고 경험하고 지붕 미끄러짐 체험
주·야간 광케이블 복구 훈련도
LGU+ “향후 시설 지역사회·기업에 개방할 것”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통신주 추락, 지붕 미끄러짐, 감전 등과 같은 안전사고를 실제와 같은 공간에서 체험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도로굴착공사 등으로 끊어진 광케이블을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케이블 탈피부터 접속까지 모든 작업을 반복 훈련한다.
지난 26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 내에 있는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LG유플러스가 임직원과 협력사 구성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했다.
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네트워크 안전체험관은 총 15종의 안전사고 체험시설과 심폐소생술 실습장 1개소로 구성돼 있다. 체험관은 네트워크 통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리 체험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며, 작업안전가이드를 교육생들이 체화하는 게 목적이다.
이날 체험관에선 실제 통신업 현장에서 대표 위험 상황 중 하나인 ‘안전대 미착용 추락’ 사고를 체험했다. LG유플러스는 교육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했다. 교육생이 VR HMD를 착용하고 실제 고층 작업 중 추락하는 사고를 경험하는 방식이다.
‘지붕(옥탑) 미끄러짐’ 체험 공간에선 안전대와 연결장치인 죔줄, 지지체결점을 연결하고 지붕 재질에 따른 미끄러짐 정도를 체험했다. 슬레이트와 샌드위치 판넬, 기와 등 3종으로 구성된 지붕의 경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체험이 진행되다 보니, 지붕 재질뿐만 아니라 경사에 따른 미끄러짐 정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체험관에는 사다리 전도, 감전 및 검전기 사용, 밀폐공간(맨홀) 작업 등 실제 통신업 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위험 상황도 반영됐다.
이같은 체험관에선 네트워크 부문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간 40과정·100회차 이상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차수당 교육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개관 후 2년여간 협력사를 포함해 2500여명이 안전훈련을 받았다.
센터 내엔 광코어 체험관도 있다. 이곳은 네트워크 현장에서 도로굴착공사 등으로 끊어진 광케이블을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설이다. 이날 체험관에선 LG유플러스 케이블을 KT, SK브로드밴드의 장비와 구분하는 방법을 비롯해 케이블 탈피부터 접속까지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광케이블이 끊어질 경우 색깔이 제각각인 코어 288개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끊어진 모든 코어를 연결하는데 통상 수 시간이 소요되지만, LG유플러스는 반복된 훈련과 매년 개최하는 사내 통신기술경진대회를 통해 복구능력을 높였다.
LG유플러스 교육 담당자는 “과거 한 통신사 국사 화재사고 당시 복구에 1박 2일이 걸렸다. 288개 케이블이 다 타면 수작업으로 접속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도록 실습과 이론 교육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지난해 코어 36개의 탈피부터 접속까지 26분만에 끝낸 교육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의 교육생들은 주간 상황뿐만 아니라 야간 상황을 가정해 버킷차량 작업대와 동일한 너비에서 안전모의 플래시에만 의존한 채로 케이블을 복구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LG유플러스 교육 담당자는 “주간 실습에서 144 코어 케이블을 기준으로 교육을 구성했고, 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야간 장애 상황을 가정한 접속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센터에는 무선·HFC 실습장, IP·SOHO 실습장 등 훈련장이 있다. 무선·HFC 실습장은 네트워크 현장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기지국 안테나를 비롯한 각종 유·무선 장비를 교체하고 복구하는 작업을 실습하는 시설이다. IP·SOHO 실습장은 U+tv(IPTV)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개통과 신속한 장애복구를 교육하는 시설이다. 이곳에선 교육생이 실제 고객에게 제공되는 U+tv 서비스 상황을 모니터로 직접 지켜보며 개통작업과 장애 복구 작업을 학습할 수 있다.
센터 내 고객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로는 홈IoT 인증센터, 네트워크 연동시험실 등 2개의 시험실이 있다. 홈IoT 인증센터는 고객환경시험실, 무선환경시험실 등 IoT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시험환경을 갖췄다. 네트워크 연동시험실은 실제 가정에 설치된 U+tv 셋톱박스와 와이파이 공유기, 유선망 네트워크 장비를 배치했다. 이곳에서 네트워크 장비와 홈서비스 단말 간의 상호영향시험을 진행하며, 이를 통해 고객불편의 원인을 파악·개선함으로써 '고객 페인포인트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안전체험시설과 특화 교육 과정을 공공기관, 비영리단체를 비롯해 다른 기업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이날 양무열 LG유플러스 네트워크인사지원담당 상무는 “당초 올해부터 여력이 생기면 체험관을 외부에도 확산시킬 계획이었는데 팬데믹 때문에 지난 2년간 오프라인 교육이 거의 멈춰있었다”며 “올해 재가동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먼저 1년에 한 번 받는 것으로 돼 있어서 직원을 교육하고 지역사회, 영세업체를 우선순위로 교육했으면 한다. 이후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수요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개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이런 환경을 구축해 안전관리교육을 준비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우리 시설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열어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