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반등에도 비트코인 하락
"지금이 저점, 반등한다" 관측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23~27일) 비트코인은 테라 사태의 여파로 3만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 증시가 반등했지만 비트코인은 오히려 떨어졌다. 하락세가 이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80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현재가 저점이고 향후 큰 반등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제기된다.
29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2만9000달러(3635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1주일 전과 비교해 약 4%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주말 다시 3만달러 선이 붕괴되더니 이번 주 내내 2만8000~2만9000달러 선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이번 주는 미 증시가 오랜만에 반등했는데도 비트코인은 계속 약세를 기록했다. 26일(미 동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6.91포인트(1.61%) 오른 3만2637.1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9.11포인트(1.99%) 상승한 4057.84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05.91포인트(2.68%) 오른 1만1740.6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까지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시장에선 테라 사태의 여파가 계속 이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루나는 지난달 199달러까지 오를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11일 1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테라USD(UST)도 한때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 가운데 3위 규모로 시총 180억 달러에 달했지만 반토막이 났다. 가상화폐 시장 전체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번주 투자심리는 더 위축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코인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7일 기준으로 12(극단적 공포·Extreme Fear)을 기록했다. ‘극단적 공포’를 기록한 한 주 전(13)보다 더 악화됐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시세가 회복되지 않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포럼 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선이 지속적으로 깨진다면 8000달러가 궁극적인 바닥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이어졌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암호화폐는 신뢰할 수 있는 통화나 지불 수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비관론 속에서도 향후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JP모건의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파니지르조글루는 25일(현지시간) 고객 서한을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저평가돼 있으며 상승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세는 저점에 달했으며, 향후 저가 매수를 통해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가상화폐 시장에 벤처 투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상승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파니지르조글루는 "테라 붕괴 이후에도 벤처 투자금은 이어져온다"면서 "올 들어 250억 달러의 벤처 투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갔고 이 중 40억 달러는 테라 사태 이후에 투자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