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파이어X는 초기흥행 실패·영상화 작업도 홀딩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스마일게이트의 매출 일등공신 ‘크로스파이어’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첫 도전인 콘솔 버전이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 스마일게이트는 PC 버전으로 새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24일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신작 ‘크로스파이어: 리전’이 스팀에 앞서 해보기(얼리엑세스)로 출시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콘솔 게임인 ‘크로스파이어X’에 이어 PC 게임으로 선보였다.
크로스파이어: 리전은 차세대 밀리터리 실시간전략(RTS) 게임으로 캐나다 블랙버드 인터렉티브가 개발하고, 독일 코흐 미디어가 유통했다. 크로스파이어의 세계관인 거대 군사 기업과 테러리스트들 간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이용자들은 진영의 승리를 위해 전투를 벌인다. 앞서 해보기 단계에서는 싱글플레이 캠페인 모드와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경쟁 및 협동하는 멀티플레이어 모드 등을 지원한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관련 작품을 연달아 공개하며 IP 확장에 나섰다. 크로스파이어 IP는 스마일게이트를 ‘빅5’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원작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 국민게임 대접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는 1조43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크로스파이어를 유통하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가 올린 매출액은 609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42.5%로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이다.
◇ 중국 밖 나가면 힘 못쓰는 크로스파이어 IP
올해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신작으로 중국을 넘어 북미·유럽 시장 도전에 나섰다. 첫 시작으로 지난 2월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X’ 콘솔 버전을 출시했다. 개발을 맡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크로스파이어X의 출시는 크로스파이어 IP가 가진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크로스파이어 X를 통해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대한민국 게임사의 뛰어난 개발력을 알리고 ‘K-게임’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포부와 달리 크로스파이어X는 출시되자마자 완성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들은 컨트롤러의 입력지연 현상, 게임 밸런스, 버그 등을 지적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80여 개의 버그를 수정하고, 컨트롤러 기능 향상 등 게임 밸런스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 등을 개선했다.
당시 부수로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크로스파이어X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랜 기간 스마일게이트와 함께한 이용자들을 실망시켰다. 게임 내 문제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용자와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며,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부 본부장의 휴직으로 본부장직이 공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스파이어의 IP 확장의 첫 작품인 크로스파이어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추측에 대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했다”고 답했다.
◇ 영상화 등 세계관 확장 속도 더뎌
크로스파이어 IP는 게임 외 영역에서도 확장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이용한 드라마,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투자와 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크로스파이어 IP를 기반으로 할리우드의 메이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와 손잡고 영화 제작에 나섰다.
또 지난해 3월 스마일게이트와 리얼라이즈픽쳐스는 조인트벤처(JV)인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해 멀티 콘텐츠 IP를 활용한 영상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부산행’, ‘지옥’의 연상호 감독과도 IP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여러 IP를 엮어 세계관 구축에 나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영상 제작 등 IP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영화 제작을 일제히 중단함에 따라 소니픽처스의 영화 제작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 역시 현재 세팅 단계로 아직 성과가 없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e스포츠, 드라마, 테마파크 등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2020년 크로스파이어 IP는 중국 시장에서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제작돼 20억 뷰를 기록하며 텐센트비디오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2위에 오른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성공한 IP를 콘솔로 제작했다면, 퀄리티에 더욱 집중했어야 했다”며 “크로스파이어를 글로벌 IP로 확장하기 위해 PC로 출시된 신작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