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국내에 총 37조6000억원 투자 집행키로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내 기업들 잇따라 투자 계획 발표하며 반전 노려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한화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한화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 우주항공 등 미래먹거리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이후 양국 간 본격적인 경제동맹 관계가 구축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된다.

24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37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특히 20조원의 국내투자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3개 사업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 고효율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usiness Roundtable)에 참석했다. 김동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미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이몬도 장관도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양국이 추진 중인 경제 협력이 태양광 부문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키로 한 것은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히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10여년 전부터 미국 태양광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초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을 인수해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했고 최근엔 미국 모듈 생산 라인에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곱히는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UAM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에 나선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 국내 우주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해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모두 김동관 사장이 주도할 분야들로 향후 본격 투자가 이뤄짐에 따라 김 사장의 입지도 더욱 강화돼 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한화그룹은 5년간 총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 확대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후 삼성전자, 현대차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이 앞 다퉈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의 투자계획 발표에 앞서 삼성전자가 향후 5년 간 반도체 및 바이오 부문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바이든 방한을 계기로 그간 움츠렸던 기업들이 모처럼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시기가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 21~22일 간 전국 성인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한미정상회담의 의미 및 성과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국민 중 74.8%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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