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 코로나19 재확산 없을 경우 내달 1일부터 정상화 언급
소비 확대 및 물동량 증가로 국내 관련주 투자심리 개선 가능성
제로 코로나19 정책 변화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 여전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련주들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보복 소비에 실적 회복 기대감이 감돌 수 있는 중국 소비주와 물동량 증가로 운임 상승이 예상되는 해운주가 대표적인 봉쇄 해제 수혜주로 꼽힌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이 전면 수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투심 회복 탄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상하이시는 내달 1일부터 중하순까지 생산·생활 질서를 완전히 회복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는 경우 내달 1일부터 도시 봉쇄를 전면 풀겠다는 의미다. 상하이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19 정책 영향으로 지난 3월 말 이후 50일째 봉쇄 중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 관련주들의 반등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았던 상장사들은 중국 봉쇄 조치 영향에 실적이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 나왔었다. 특히 중국의 봉쇄 정책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을 확정 짓는 오는 10월 전국대표대회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태였다. 

중국 당국의 발표대로 내달부터 상하이의 봉쇄가 해제될 경우 중국 소비주의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봉쇄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할 수 있어 직접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시는 이미 평소보다 적은 수용 인원을 조건으로 쇼핑센터와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약국, 시장 등 업종의 오프라인 영업을 재개한 상황이다.  

실제 중국 소비 대장주로 평가되는 의류 기업 F&F는 봉쇄 완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6일 5.5% 상승한데 이어 이날도 8%에 가까운 상승 흐름을 보였다. 디스커버리, MLB 등 판권을 보유한 F&F는 중국 내 매장 수가 560여개로 불어나면서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여 왔었다. 그러나 상하이·베이징에 위치한 다수 매장이 순차적 영업 단축 및 휴점에 돌입하면서 실적 우려에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화장품주 역시 중국 봉쇄 해제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업종이다. 국내 화장품 업종 대표 격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스맥스 등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중국 봉쇄 정책 타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중국 매출 악화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화장품 업종 중에서도 주가 하락폭이 컸다. 

중국 소비주 외에도 해운주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봉쇄 정책이 끝날 경우 중국 내 산업재와 소비재 수요 회복으로 물동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해상운임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7일 5109.6을 기록한 다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 봉쇄 정책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이를 더욱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증권가에서도 중국 봉쇄 해제 가능성을 들어 해운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팬오션에 대해 “중국 상하이 봉쇄 해제가 거론되는 만큼 중국 철광석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벌크선 시황에도 긍정적 기여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를 기존 74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19’ 정책 자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분류된다. 당장 상하이 봉쇄 해제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다시금 봉쇄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의 경우엔 확산세가 가파르면서 지하철과 버스 운행 중단, 직장인 재택근무 및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방역 강도를 높이고 있다. 쓰촨성과 지린성, 허난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봉쇄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상하이 봉쇄 해제 기대감에도 일제히 상승하지 않고 있는 것은 여전히 시장 의구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한 도시의 봉쇄 해제가 아니라, 제로 코로나19 정책의 뚜렷한 변화가 나올 필요가 있다. 이 경우엔 그동안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해소되며 관련주들의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