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센스 품목 계약 종료와 코로나 여파가 부진 원인”···1분기 매출 71.4% 성장, 영업익 흑자 전환
오미크론 덕에 ‘오구멘틴’ 판매 증가, 산도스와 마취제 공동판매···판관비 축소도 추진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이사 회장. / 사진=일성신약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이사 회장. / 사진=일성신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너 2세와 3세로 구성된 일성신약 경영진이 최근 3년간 영업적자를 경험했다. 이에 올해 들어 꾸준한 매출 증대와 영업이익 개선 의지를 보인 일성신약 경영진은 1분기 매출 확대와 영업흑자를 실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 최고 경영진은 오너 2세 윤석근 대표이사 회장과 그의 아들 윤종욱 대표이사 전무 등 각자대표체제로 구성됐다. 지난 1일 회장에 취임한 윤석근 회장은 일성신약 창업주 윤병강 회장 4남 2녀 중 차남이다. 1956년생인 그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한 후 지난 2001년부터 일성신약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1986년생인 윤종욱 전무는 윤석근 회장 차남이다. 지난 2017년 윤 회장 장남인 윤종호 이사와 윤종욱 전무가 동시에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때만 해도 업계 관행인 장자 승계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지만 이후 윤 전무가 승진을 거듭하며 후계자로 자리 잡았다, 결국 지난 2019년 1월 윤 전무는 대표이사를 달았다. 미국 페이스대학 금융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15년 일성신약에 입사, 현재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윤종호 이사는 지난 2020년 임기 종료로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가 1년 만인 2021년 다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1983년생인 그는 일반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등 객관적으로 파악했을 때 윤병강 회장 장녀 윤형진 상무와 4남 윤덕근 상무가 각각 경영관리와 생산관리를 맡고 있고 오너 2세와 3세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성신약에 가족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성신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21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67%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13억원과 19억원 영업적자를 보여 3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이같은 지적에 일성신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72% 증가한 수치를 강조했다. 회사는 “소폭 매출 증가와 매출원가 개선이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의 주 원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른 제약사도 동일하지만 일성신약도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성은 지난 2017년부터 매출 하향 추세를 보였는데 2019년 마취제 ‘슈프레인’ 등 일부 라이센스 제품 계약 종료와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매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1985년 상장 이후 30년 넘게 영업흑자를 유지했던 일성신약도 내부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경영진이 전문가에게 자문, CSO(영업대행사)에 일부 품목 영업을 위탁하는 등 변화를 추진했지만 영업흑자를 달성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단, 일성신약은 CSO 사업부 활성화가 매출 증대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영업적자 3년을 경험한 일성신약은 우선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앞서 언급대로 가족기업 이미지가 있는 일성신약이 지난 16일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재직기간이 1년인 임원은 김규항 사장과 이홍우 부사장, 김병조 전무, 배대환 상무 등이다. 나혜숙 상무  재직기간은 2년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성신약은 그동안 외부 임원 영입에 적극적이었다”며 “현재 근무하는 임원들은 한번 해보자며 의기투합, 회사 업무를 열심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일성신약에 경영호재도 발생했다. 올해 들어 오미크론이 확산되자 감기약은 물론 항생제 생산량과 공급량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 일성신약 주력제품인 ‘오구멘틴정375mg’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성신약의 오구멘틴 등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지난해 119억원 매출을 올려 전체의 28.2% 비중을 차지했다”라며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일성이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오구멘틴 매출이 올라가는 결과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이어 지난해 일성신약 매출은 원알파 등 내분비계용 약품 71억원(17.0%), 레이팜 등 조영제 66억원(15.8%), 세보프레인 등 마취제 39억원(9.3%) 순이다.  

일성신약은 지난달부터 한국산도스와 근이완 길항제 ‘산도스 슈가마덱스나트륨’ 공동판매를 진행 중이다. 산도스 슈가마덱스나트륨의 우수 품질과 마취제 라인업을 갖춘 일성신약 영업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슈가마덱스나트륨 성분 제제의 근이완 길항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460억원 규모다.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평균 19% 성장률을 보였다.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일성신약이 영업이익과 관련, 중점을 두는 부분은 판매관리비다. 일성신약은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높아진 판관비로 인해 경비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의 지속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성신약 판관비는 지난 2019년 194억원에서 2020년 151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79억원으로 늘었다. 결국 일성신약은 올 1분기 151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71.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흑자로 전환됐다. 향후 신규 제네릭(복제약) 출시 등을 통해 중견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중장기적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일성신약과 관련, 업계에서는 연봉 등 직원들을 위한 지원과 복지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성신약 직원 평균 연봉은 4344만원 수준이다. 상장제약사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6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성신약은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만으로 올해 일성신약 경영을 예상하기 힘들지만 일단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돼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회사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동행을 권고할 수 있어야 그동안 가족기업이나 적자기업 이미지를 떨치고 중견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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