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기간 국내외 성장주 폭락···투심 악화 불가피
비교기업 주가 급락···공모가 고평가 논란 불씨
3대주주 투자손실 내면서 상장 강행할지 미지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원스토어가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증시 폭락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원스토어는 상장 철회는 없다며 배수진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원스토어 공모가 산정의 근거가 된 비교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희망공모가 산출 근거가 빈약해졌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원스토어가 지나치게 낮은 확정 공모가에도 상장을 강행할 경우 3대 주주인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가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 원스토어 덮친 성장주 폭락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원스토어의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있다.
원스토어의 희망공모가범위는 3만4300∼4만1700원이고 이번 상장을 통해 총 666만주를 공모한다. 희망공모가기준 공모금액은 2284억~2777억원이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39억~1조1111억원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대표상장주관을 맡고 있고 SK증권이 공동주관사다.
원스토어 수요예측은 국내외 증시가 극도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새벽 마감한 미국 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S&P500 지수는 132.10포인트(3.20%) 하락한 3991.24로 마감하면서 1년여만에 40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 지수는 521.41포인트(4.29%) 폭락한 1만1623.25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 역시 이날 장 시작과 함께 2% 가까이 급락하면서 2600선이 무너졌다.
원스토어는 매출과 적자가 동시에 확대된다는 점에서 나스닥에 주로 포진한 성장주로 분류된다. 원스토어는 2020년 매출 1552억원, 영업손실 9억5590만원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2142억, 영업손실 57억7288만원을 냈다.
원스토어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 역시 그치지 않고 있다.
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 수정을 통해 기업가치 측정을 위해 비교기업으로 중국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 총 4개사를 선정하고 2022년 4월 8일 기준 1개월 평균 주가, 1주일 평균 주가, 분석일 주가 중 최소값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산출 방식으로는 주가매출비율(Price Sales Ratio, PSR)이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 급락으로 비교기업들의 주가는 증권신고서상 기준주가에 못 미치고 있다. 증권신고서상 기준주가는 네이버가 31만6500원, 카카오 9만8000원이지만 전날 네이버는 27만5000원, 카카오는 8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 산출의 근거 자체가 바뀐 셈이다.
◇ 상장 배수진···2만5185원이 마지노선?
원스토어는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철회 의사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지만 상장을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스토어가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SK쉴더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시선 역시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원스토어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47.49%(1040만9600주)를 가진 SK스퀘어이고 2대 주주는 지분 25%(547만2673주)를 보유한 네이버다. 3대 주주는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로 지분 17.7%(387만1352주)를 들고 있다.
원스토어 전체 공모물량 666만주는 신주모집 472만5000주(70.9%), 구주매출 193만5000주(29.1%)로 구성됐는데 구주매출 전량은 3대 주주인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가 내놓는 물량이다.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는 키움인베스트먼트와 SKS PE가 만든 컨소시엄이다. 2019년 11월 14일 원스토어 전환우선주에 975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주당 매입가는 2만5185원이다.
원스토어의 희망공모가범위는 3만4300∼4만1700원이기에 희망공모가 하단으로 공모가가 정해져도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는 구주매출로 최소 주당 9115원, 총 176억원의 차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공모가가 2만5185원을 하회한다면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는 투자 손실을 보게 된다. 그동안의 이자까지 감안할 경우 원스토어 공모가가 최소 2만7000원은 되어야 본전인 셈이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3대 주주가 손실을 보는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원스토어 상장 추진 가능성 역시 한층 낮아진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상장은 100% 확정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