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주요 시중은행 감소세와 대조적
당국 지침 따라 중·저신용대 대출 비중 확대
여신 포트폴리오 확장 속 성장세 지속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올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3곳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37조2718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36조1439억원) 대비 1조1279억원 늘어난 규모다.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 규모를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조1916억원 ▲2월 6580억원 ▲3월 8114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가계대출 잔액이 순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최근 4달째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이 확대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여신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당시 당국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 비중 목표치로 케이뱅크 21.5%, 카카오뱅크 20.8%, 토스뱅크 34.9%를 제시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각각 17.0%, 16.6%를 기록해 목표치에 미달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을 끌어올려 최근 20%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23.9%였던 토스뱅크는 최근 33%대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첫 달 이자 지원' 프로모션 등을 적극 진행하면서 제2금융권 중·저신용자들의 대환(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이 올해 들어 여신 포트폴리오를 본격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인 점도 성장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분기 토스뱅크는 개인 사업자 대출인 '사장님 대출'을,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새롭게 선보이며 공급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나타났다. 3월 말(703조1937억원) 대비 8020억원 줄었다. 이는 올 1월(-1조3634억원)부터 2월(-1조8522억원)과 3월(-2조7436억원)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줄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고신용자를 상대로 영업하는데, 올해 들어 자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신용자 대출 수요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면 생활비 목적의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는 꾸준히 유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