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유지류 내려···육류·유제품·설탕은 상승
농식품부 "7~9월까지 사용가능한 재고 보유 중"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았던 세계식량가격이 지난달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8.5%로 한 달 전(159.7)과 비교해 0.8%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들어 계속 올라 지난 3월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4월엔 4개월 만에 내렸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지난 1996년부터 24개 품목에 대해 국제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매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별로 가격지수를 집계한 지표다.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식량가격지수도 내렸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던 곡물 가격지수는 169.5포인트로 전월 대비 0.4% 소폭 떨어졌다.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수출항구 봉쇄 영향으로 올랐다. 다만 인도 등에서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크게 오르진 않았다. 옥수수는 남미에서 수확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쌀 가격은 아시아 지역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랐다.
유지류의도 237.5포인트로 같은 기간 5.7% 떨어졌다. 팜유는 중국 등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해바라기씨유, 대두유도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려갔다. 하지만 유채씨유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올랐다.
육류·유제품·설탕은 가격이 올랐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2% 상승한 121.9포인트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졌고 쇠고기도 도축용 소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가금육도 올랐는데, 우크라이나 수출이 막혔고 북반구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탓이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9% 상승해 147.1포인트를 기록했다. 서유럽과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탈지분유와 치즈도 올랐다.
설탕 가격지수는 121.8 포인트로 3.3% 올랐다. 브라질의 에탄올 제조용 사탕수수 수요가 늘어난 점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인 인도의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FAO는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9930만t으로 2020∼2021년과 비교해 0.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0.9% 증가한 27억8490만t으로 예상됐다.
한편 농식품부는 국내 곡물 관련 업계가 7~9월까지 사용 가능한 재고를 보유 중이고 추가 물량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