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6개월 경과로 2대주주 알리페이 지분 전체 매도 가능
알리페이 지분매각 우려에 주가 곤두박질
기관 6개월 의무보유확약 공모물량도 해제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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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페이 상장 후 6개월이 지나면서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내걸고 공모주식을 받은 기관들 역시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 수 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해 경영진들의 보유주식 매각으로 먹튀논란이 불거진 이후 약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까지 겹치면서 상장 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실제로 매각하느냐는 불확실하다. 다만 공모주를 받은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 카카오페이 보호예수 해제 ‘D-1’

2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장대비 4%(4500원) 급락한 10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3일 상장한 이후 종가 기준 역대 최저가다. 이날 장중에는 역대 최저가인 10만7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 가운데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물량이 대거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잠재적 매물 출회(오버행) 우려가 투심을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이달 3일 상장 6개월이 지남에 따라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해제된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규 상장기업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상장일부터 6개월 동안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카카오페이 최대주주인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주식 6235만1920주(47.28%)를 보유하고 있고 상장 당시 자발적으로 6개월보다 긴 1년의 보호예수기간을 설정했다. 이에 카카오는 향후 6개월 동안 카카오페이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카카오페이 주식 5101만5205주를 보유한 2대주주 알리페이는 상장 당시 보호예수를 설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리페이는 보유주식 가운데 1389만4450주에 대해서는 6개월 동안 강제로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신청일 기준 1년 이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주식은 상장 후 6개월간 매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 출범 당시 앤트그룹 산하 알리페이로부터 3712만755주(당시 지분 39.1%)에 대해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후 알리페이는 2020년 6월과 2021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페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주식 수를 1389만4450주 추가했다. 이 1389만4450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이달 3일 해제되는 것이다.

상장 당시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내걸고 공모주를 받은 기관 물량도 이달 3일 해제된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상장하면서 주당 9만원, 총 1700만주를 공모해 1조5300억원가량을 조달했는데 기관이 받은 물량 935만주 가운데 18.2%에 해당하는 169만7924주에 대해서는 6개월 의무보유확약이 설정됐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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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페이, 지분 매각할까

알리페이가 보유한 카카오페이 주식은 이날 종가 기준 5조509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알리페이가 투자한 금액은 4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알리페이가 보호예수를 한주도 설정하지 않으면서 상장 후 알리페이가 대거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주식에 대해 일부 매각조차 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추진 당시부터 알리페이가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알리페이는 아시아지역 전자결제 부문에서 ‘일대일로’를 구상하며 각 나라 파트너사와 상호 결제호환 등 협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 파트너는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페이 장기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출범 때부터 전략적 투자자이자 장기적 사업 파트너로서 여러 사업영역에서 협업 중”이라며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많은 영역에서 사업을 같이하고 있는데 단기간 내 매각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카카오페이 주가 하락과 글로벌 자산시장 긴축, 중국 내 정치상황 등 복잡한 요인이 다수 잠재되어 있어 알리페이가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 역시 그치지 않고 있다.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경우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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