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전세 격차 급등
한강이북, 4억5천까지 벌어져
“세입자들 주거 불안 커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만 하더라도 1억원 후반대였던 격차가 5년 새 급등한 셈이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12억7722만원, 6억7570만원을 기록했다. 가격 차이는 6억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엔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1억8090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매매가격은 6억708만원, 전세가격은 4억2619만원 수준이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1억원 후반대 자금만 추가로 있으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전세 세입자가 내 집을 마련하려면 평균 6억원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세가격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2017년 5월과 비교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0.4% 상승했지만 전세가격은 58.5%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집값이 저렴한 한강이북(14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2017년 5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4억5864만원, 전세가격은 3억 5098만원으로, 격차는 1억766만원이었다. 5년 뒤인 이달에는 매매가격이 10억1128만원으로 뛰었고 전세가격은 5억5846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4억5282만원에 달했다. 5년 만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320.6% 상승한 셈이다.
한강이남(11개 자치구)은 올해 4월 평균 매매가격(15억2548만원)과 전세가격(7억8307만원)의 차이가 7억4241만원으로 조사됐다. 2017년 5월(2억4325만원) 대비 205.2%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7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서민들의 주거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서울 똘똘한 한 채’의 영향이 커지면서 매매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전세로 거주하다 내 집 마련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젠 전세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