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출연으로 촉발된 유퀴즈 논란···사업적 타격 가능성은 낮아
과거 박근혜 정권 당시엔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 일화로 주목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이후 여권의 비난을 받고 있는 CJ ENM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방송 영상을 통해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 후 또 다른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정치권 관련 논란으로 홍역을 겪은 CJ가 또 한 번 정치권 이슈에 엮이고 있는 모습이다
유퀴즈 논란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윤석열 당선인은 유퀴즈에 출연했는데, 왜 여권 정치인들 출연요청은 과거에 거절했느냐’다. CJ ENM은 사기업일 뿐이지만 정치적 갈등 상황이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관련한 공방으로 번져가고 있다.
CJ그룹이 정치권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며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다. CJ그룹은 과거 MB정권과 가깝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재현 회장이 당시 실세와 고대 동창이다’, ‘해당시기 급성장 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CJ는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당시 MB정권으로까지 수사가 뻗어나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 수사를 이끈 인물은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번에 유퀴즈에 출연한 윤 당선인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구속됐다.
일각의 주장처럼 CJ가 보수정권과 가깝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일부 보수인사들 사이에서 CJ가 진보에 가깝다는 뒷말도 나왔을 정도다. CJ는 박근혜 정권 당시 오히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손경식 CJ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라면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어쨌든 재계에선 기업이 정치권 논란과 엮여지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재계 인사는 “여든 야든 정치권과 사이가 좋다는 쪽이나 좋지 않다는 것이나 기업입장에선 똑같이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논란만 볼 때 CJ ENM이 사업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다. 유퀴즈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시청자 층이 형성돼 있고, 논란이 있다고 하나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상당수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으로 홍역을 겪었지만 한때 일시적 주가하락 외 회사 경영엔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 출연을 놓고 CJ ENM을 둘러싼 논란이 프로그램에 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또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예능 프로그램들이 정치인 출연에 대해 다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