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는 신중···XR 등 신시장 대응 방침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형과 중형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면적당 판가 하락폭은 10% 내외로 예상했다. 반면 부품 및 물류 이슈에 기인한 물량이 일부 회복되고 TV 업체들의 성수기 준비와 신제품 출시로 대형 OLED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출하 면적은 10% 초중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7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는 계절적 수요 및 공급망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 영향이 지속될 우려가 있으나 하반기는 대형 OLED 및 중소형 OLED 신모델 공급 확대, 하이엔드 IT 제품의 안정적 운영으로 사업성과 개선을 기대한다”며 “수요 불확실성과 공급망 이슈를 예의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형 OLED 사업은 지난 1분기 TV 세트 시장 수요 감소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만큼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생산 라인 증설 등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재무 구조에 입각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전무는 “에비타(EBIDTA·법인세와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에서 설비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건 저희가 몇 년 동안 말씀드린 원칙”이라며 “투자 자체가 재무 구조나 회사 체력 감소 요인이 되는 부담을 줄이거나 더 이상 증가시키지 않겠다는 기반이 깔려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며 “가능성은 열려 있고, 서로 니즈가 맞아야 가능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LED 사업과 관련해서는 확장현실(XR) 서비스에 활용되는 패널 등 신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그룹 전무는 “OLED에서 쓰이는 기술력이 XR 시장을 열어가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술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업화 규모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LCD 분야는 코로나 특수 이후 수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IT용 패널의 성과를 높이는 대신 이외 제품은 조정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종 대형마케팅 담당은 “LCD 판가는 TV 시장 역성장으로 중국 업체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공격적인 가격으로 주문을 하고 있다 ”시장 가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범용 TV 같이 경쟁력 없는 부분은 점진적으로 축소, 조정해가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수요 둔화에 따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 감소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 여파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4715억원, 영업이익은 383억원 시장 평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미달했다.
실적 부진 원인은 계절적 비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 영향으로 전체 제품 출하 면적과 판가가 모두 감소한 탓이다. 출하 면적은 814만제곱미터로 전 분기(940만제곱미터) 대비 13% 줄었고, 면적당 판가도 806달러에서 660달러로 감소했다. 중국 코로나19 봉쇄로 심화된 부품 공급 부족과 물류난 영향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