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RNA 컨소시엄·mRNA 바이오벤처 컨소시엄, 시작 창대했지만 성과 없어
에스티팜·아이진·큐라티스, 대상자 모집 어려움에 대부분 임상 1상 제자리
“코로나19에 국한하지 않고, mRNA 플랫폼 개발해 다양한 감염병 대응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국산화를 목표로 출범한 두 컨소시엄이 뚜렷한 성과 없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모더나·화이자가 전 세계 mRNA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국산 mRNA 백신 개발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두 컨소시엄은 다양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 mRNA 플랫폼 개발을 완주하겠다는 포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mRNA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이 현재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등의 어려움으로 개발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민관협력으로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드림팀을 구성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에스티팜,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대형 제약사들과 함께 K-mRNA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후보물질 발굴, 임상시험 진행 등 실질적인 개발 과정은 에스티팜이, 핵심 원료 생산은 한미약품, 백신 생산은 GC녹십자가 맡는 청사진과 함께, 올 상반기 mRNA 백신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에스티팜이 지난달에야 본격적인 임상 1상에 착수하면서 당초 계획은 사실상 요원해졌다.
K-mRNA 컨소시엄 관계자는 “사실 1년 안에 mRNA 백신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며 “모더나,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각각 수조원의 지원금과 신속한 임상 진행을 위한 여러 지원을 받아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mRNA 바이오벤처 컨소시엄도 상황은 비슷하다. 임상을 담당하는 아이진과 큐라티스는 각각 1·2a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후반으로 갈수록 대상자 수가 많이 필요한 만큼, 아이진은 2·3상을 국내뿐 아니라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확대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내에서 시작한 1상은 지난달 말 투여를 완료해 내달 중 안전성·면역원성 등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두 기업의 개발이 완료되면, 보령바이오파마가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도 mRNA 바이오벤처 컨소시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이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백신 수요를 찾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이들은 속도보다 완주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다양한 질환 및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K-mRNA 컨소시엄 관계자는 “에스티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사실상 mRNA 플랫폼 개발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단기적인 성과보다, 엔데믹이나 새로운 변이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우리 컨소시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mRNA 플랫폼은 의약품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비용을 현저히 낮다. 특히 백신뿐 아니라 항암제와 같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도 적용이 가능해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에스티팜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별개로 mRNA 기반의 다양한 암 백신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 준비에 돌입했다. 아이진도 췌장암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