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고위험' PF 대출, 부동산 침체로 부실 가능성↑
JB캐피탈, 가장 적극적···높은 수익성으로 그룹 비중↑
캐피탈서 부실 발생하면 그룹 전체 실적에 '악영향'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불어난 점에 대해선 우려가 나온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높은 수익성만 보고 PF 대출을 늘리다가 향후 부실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내 비중이 커지고 있는 JB우리캐피탈이 부동산 PF 대출을 크게 늘린 점은 위험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8억원(연결·지배지분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급증했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호실적의 배경엔 기업대출이 있다. JB금융의 올 3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24조331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 급증했다. 그 결과 전체 원화대출도 3.3% 늘었다. JB금융이 정한 올해 대출 성장률 목표치가 5%선인 것을 고려하면 큰 증가폭이다.
그런데 늘어난 기업대출 중 대부분은 부동산 PF 대출이 차지했다. 전북·광주은행의 올 1분기 기업대출 잔액 증가액 7846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3700억원이 PF 대출이었다. JB우리캐피탈은 더 많이 늘렸다. 늘어난 기업대출 7000억원 중 66%인 4600억원이 부동산 PF였다.
부동산 PF는 대표적인 고수익·고위험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을 담보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 사업이다. 대출 금리가 높고 금융주선과 투자자문을 제공하면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성을 보고 대출을 내주는 탓에 대출의 담보가 적거나 없다. 이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손실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위험이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부동산 PF 대출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는 감소하는 추세고 미분양 주택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6.2% 증가한 2만5254호로 집계됐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가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나온다.
일각에선 JB금융 계열사 가운데 JB우리캐피탈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JB우리캐피탈의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PF 대출로 구성됐다. 올해 들어 PF 대출을 더 크게 늘렸기에 이 비중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캐피탈사는 보통 부동산 PF 대출 중 위험성이 큰 후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선순위를 주로 참여하는 은행과는 반대되는 투자 성향이다. 대신에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 JB우리금융 캐피탈도 후순위 대출을 많이 늘렸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보통 PF 대출은 캐피탈, 손해보험, 생명보험, 은행 순으로 위험도가 높은 대출을 진행한다”라며 “이에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 캐피탈사의 PF 대출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JB금융은 ‘강소금융’ 이란 구호 아래 양적성장은 지양하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추구한다. 그룹 경영기조 속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계열사는 JB우리캐피탈이다. 부동산 PF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한 결과 JB우리캐피탈의 순자산이익률(ROE)은 전북·광주은행보다 10%포인트 넘게 높다. 다른 금융지주에서 나타나는 캐피탈-은행 간 격차보다 더 크다. 자본의 규모가 같다고 가정하면 JB우리캐피탈이 은행보다 월등히 이익을 잘 낸다는 의미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JB우리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익(589억원)은 전북은행(467억원)을 뛰어넘었다. 작년에도 전북은행보다 더 많은 실적을 거뒀다. 이에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캐피탈 업종이 여러 사업을 다양하게 할 수 있기에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핵심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라며 “그래서 그룹 내 캐피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JB우리캐피탈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 투자를 높이게 되면 그룹 전체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JB우리캐피탈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여력도 감소했다. 1분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31.4%로 직전 분기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충당금 규모는 더 늘었지만 부실채권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1.55%)은 0.08%포인트 올랐다.
권재중 J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부동산 PF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라며 “더구나 대출 보증서가 있는 경우를 위주로 PF 대출을 내주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