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이날부터 시식·시음 가능···일부 점포는 ‘준비 중’
코스트코는 5월부터···실내 마스크 지침 없어 현장 혼란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2년 넘게 중단됐던 대형마트 내 시식·시음 행사가 25일부터 재개됐다. 정부가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일환으로 실내 취식 금지를 해제하면서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는 정부 지침에 따라 시식·시음 행사 준비에 나섰고, 식품업계는 신제품을 비롯해 주요 제품에 대한 매출 상승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일환으로 실내 취식 금지를 해제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던 지난 2020년 8월 이후 약 600일만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이마트 양재점, 롯데마트 서초점, 홈플러스 남현점 등은 시식·시음 코너 준비에 분주했다. 다만 이날은 대형마트 시식·시음 행사 시행 첫날이어서인지 일부 점포는 시식·시음 준비는 끝냈지만 행사는 열지 못하고 있었다.
대형마트 오픈 시간인 10시, 이마트 양재점 직원들은 저마다 박스를 옮기며 시식코너 준비에 한창이었다. 파스타, 커피, 만두 등 코너 직원들은 저마다 제품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시식용 재고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마트 파스타 코너 직원은 “오늘부터 시식이 가능해서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준비 중이어서 이르면 오늘 오후부터 시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날부터 유인, 1회분 제공 방식으로 시식·시음을 재개하고 있다”며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계산대 고객 안심가드, 손소독제, 위생장갑 비치 및 쇼핑카드 손잡이 소독 등 일상 속 생활 방역을 철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제품은 먹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식품업계에게 대형마트 시식은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제품을 어필하고 소비자들의 즉시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유통업계는 오프라인에서의 홍보가 어려워 온라인으로 홍보에 집중해왔다.
롯데마트 서초점도 이마트 양재점과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에서 시식·시음이 가능하지만 롯데마트 서초점은 판촉행사 직원 부족으로 시식·시음 행사를 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냉장식품 코너 롯데마트 직원은 “코로나19로 판촉 행사를 하는 직원들이 줄거나 매일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시식·시음을 하기 앞서 서로 눈치보는 상황”이라며 “어떤 코너는 하고 어떤 코너는 안하기 눈치보이는 상황이라 시식 준비는 다 끝냈는데 행사를 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직원은 “시식·시음 행사하면 매출이 확 뛴다”면서 “판매 개수부터 시식 하고 안하고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남현점은 일부 과일코너에서 시식을 시작하고 있었다. 홈플러스 직원은 오렌지를 1회용 종이컵에 담아 소비자들에게 권하고 있었다.
이날 홈플러스에 방문한 소비자 A씨는 “시식코너가 시작된거냐”면서 “오랜만에 시식하니까 반갑다”고 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식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시식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대형마트 3사는 △종이컵이나 용기에 1회분씩 소분해 제공 △지정된 장소에서 음식물 취식 △시식·시음 코너간 3m 이상 간격 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A씨와 장을 보러온 B씨는 “마스크 벗어도 되는거냐”며 “시식하려면 벗어야하는데 마스크는 벗기 싫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늘부터 시식·시음을 시행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상세 매뉴얼이 나오지 않았다”며 “고객 안전과 위생을 제일 최우선으로 해 1인용 소분컵으로 시식·시음을 진행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고객은 시식시 일회용컵을 사용, 시식대 위치에서 취식 후 마스크를 바로 착용해야 한다”며 “직원은 KF94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해 시식·시음 코너 간 3m 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시식은 점포별, 업체별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점포에서 코로나19 수준의 시식이 진행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2주 정도면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반면 코스트코는 시식·시음 행사를 오는 5월2일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기자가 코스트코 직원에게 “시식·시음행사 안하냐”고 묻자 코스트코 직원은 “5월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직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코스트코 푸드코트도 여전히 매장 내 취식이 불가했다. 코스트코 푸드코트에는 ‘코로나 전염 예방을 위해 매장 내에서 취식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주부 김아무개씨(43)는 “오랜만에 코스트코 피자를 구매해서 아이와 먹고 가려고 했는데 그냥 포장했다”며 “아직까지 매장 내 취식은 꺼려지는 부분이라 (매장 내 취식불가도)이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