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감소세 멈추고···부동산 거래 꿈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올해 들어 수개월간 이어진 가계대출 감소세가 멈춘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기대와 함께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703조4484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해 2547억원 늘었는데,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506조6174억원에서 507조1182억원으로 4008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도 2086억원 늘었다. 다만 신용대출의 경우 133조3996억원에서 133조2242억원으로 1754억원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은행권은 이달 말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불과 6일 정도 남은 만큼, 이달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늘어난 채 마감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2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한 달 전 보다 1조원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월(2000억원) 보다도 감소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3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실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1월 –1조3634억원, 지난 2월 –1조7522억원, 지난 3월 –2조7436억원으로 최근 3개월 연속 줄어들었는데, 4개월째 감소 행진이 이달 멈출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김재관 KB국민은행 재무최고책임자(CFO·전무)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2분기 가계대출 성장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계대출 부진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올해 목표인 4.5% 내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거래 위축으로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 1분기 가계대출이 2조4000억원 줄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은 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기대에 힘입어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공약으로 생애 첫 주택구입 시에는 LTV를 80%까지 높이고 1주택자는 지역에 상관없이 70%로 상향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과 1주택자가 갈아타기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모두 1358건(계약일 기준)이다. 작년 3월(3762건)보다는 여전히 적지만 지난 2월(810건)보다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경기부동산포털 자료에서도 지난 3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5525건)는 2월(3855건)에 비해 1.5배 늘었다.
최근 한두 달 사이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이상 낮춘 영향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이달 5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5%p,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5%p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p 내린 만큼 사실상 한 달여 만에 최대 약 0.6%p나 낮춘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관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TV가 완화되면 아무래도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1금융권에 우호적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관련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로 현재 (대출 수요자가) 관망하는 부분이 있는데, 규제 완화가 가시화될 경우 대출 수요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