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우려 계속···현물 ETF 출시도 반등 이끌지 못해
투자심리 위축···"당분간 신규투자 유의해야" 우려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한 주(11~15일)도 비트코인은 4만달러 선에 머물렀다. 한 때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소식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다시 4만달러 초반으로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이어지는 한 별다른 반등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비트코인은 4만달러(약 4976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4만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한 주의 시작일인 18일 오후에 다시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3만8000달러(약 4727만원)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21일 오후 4만2800선(약 5324만원) 까지 올랐다. 호주의 자산운용사 코스모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오는 27일부터 호주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ETF가 출시되면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긴축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내 견해로는 좀 더 빨리 (금리를) 움직이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5월 회의에서는 50bp(1bp=0.01%포인트)가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공식화하자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 발언으로 미 증시도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8.03포인트(1.05%) 하락한 3만4792.7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79포인트(1.48%) 하락한 4393.6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8.41포인트(2.07%) 하락한 1만3174.65로 장을 마쳤다. 비트코인은 코로나 터널을 지나오면서 나스닥 지수의 등락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심화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악재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의 자금줄 확보를 차단하기 위해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을 최초로 제재 범위에 포함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채굴을 이용해 일부 업체가 러시아의 천연자원을 수익화하고 있다”며 비트리버와 이 회사의 자회사 10곳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선정했다. 비트리버는 2017년 러시아에서 설립돼 지난해 스위스로 본사를 옮긴 가상화폐 채굴업체다.
투자 심리도 계속 얼어붙었다.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전날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6점으로 '두려운(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22점인 ‘매우 두려운 수준(Extreme Fear)’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신규 투자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반적인 거래량이 바닥을 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안정성이 취약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술주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이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넷플릭스 폭락과 같이 나스닥이 부진하면 시세가 급격히 하락하는 `검은 주말`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