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증가폭 1위···높은 은행 의존도 오히려 장점 돼
KB·신한금융 등 비이자이익 감소···증권사 실적부진 발목
“우리금융 높은 은행 비중, 금리 인상기 장점으로 작용”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일제히 발표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순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약점으로 꼽히던 높은 은행 수익 의존도가 1분기 실적 성장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22일 일제히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총 4조6399원으로 전년 동기(3조9646억원)보다 17.0%(6753억원) 증가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우리금융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6671억원)보다 32.5%(2171억원) 성장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실적이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순익 증가폭이다.

여타 금융지주들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증가했으나 10%대 또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K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453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700억원)보다 14.4%(1831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지는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919억원) 대비 17.5%(2085억원) 증가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분기 66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8842억원으로 늘어나며 8%(666억원) 증가에 그쳤다.

우리금융이 올해 1분기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배경에는 우리은행의 약점으로 꼽히는 낮은 비은행 비중이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를 계열사로 둔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전년 대비 비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가 없고 은행 의존도가 높아 증시 침체 악재를 비켜나갈 수 있었다.

실제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우리금융의이 순영업수익은 2조3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3841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자이익 성장이 순영업수익 증가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조98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197억원) 대비 22.7%(368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 증대 등 수익구조가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3674억원에서 3835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사 덕을 톡톡히 봤던 금융지주들은 올해 증시 침체에 따른 증권사 실적 부진으로 비이자이익이 감소하면서 1분기 순익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이 1조75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03억원) 대비 23.7%(3346억원) 감소했다. 특히 증권대행수수료가 같은 기간 490억원에서 318억원으로 35.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 역시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1분기 1조310억원에서 9863억원으로 4.3%(447억원) 줄었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증권수탁수수료가 지난해 1분기 1452억원에서 올해 770억원으로 47% 급감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악화됐다. 하나금융도 증권중개수수료가 1년 새 735억원에서 384억원으로 47.7%(351억원) 급감하면서 비이자이익이 6.3%(296억원)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최근 증권사들의 손익이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며 “높은 은행 비중이 오히려 금리 인상기에 이익 개선으로 온전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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