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심 명품 시계 대신 중저가 브랜드 관심 높아져
롤렉스 대신 티쏘·오리스 등 중저가 시계 브랜드 인기 급증

22일 오전 10시, 까르띠에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 / 사진=한다원 기자
22일 오전 10시, 까르띠에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에 따라 미코노미(Me+Economy)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롤렉스, 까르띠에 등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샤넬에 이어 명품 브랜드 시계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마다 백화점 오픈런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MZ세대는 차별화를 두기 위해 명품 대신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거나 스트랩을 다르게 착용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스로의 만족을 우선 고려하는 미코노미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미코노미는 나를 뜻하는 M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며 아낌없이 돈을 쓰는 새로운 세대의 소비 형태를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마다 명품 브랜드 ‘오픈런’

특히 최근 샤넬에 이어 명품 시계를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명품이 자주 들어오는 백화점마다 이른바 ‘탱머’라고 불리는 까르띠에 탱크머스트 구매를 위한 MZ세대들이 많아진 것이다. 까르띠에 탱크머스트는 가죽 327만원, 스틸 373만원으로 천만원대의 롤렉스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해 명품 입문 시계로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 당시부터 물량이 많아 들어오지 않았고 올해 초 지점마다 재고가 소량 풀리기 시작, 오는 5월 단종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MZ세대들의 발걸음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까르띠에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백화점 오픈 시간보다 30분 이른 10시, 기자가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를 구매하기 위한 이들로 가득했다,

22일 오전 10시 명품 오픈런을 위한 소비자들. / 사진=한다원 기자
22일 오전 10시 명품 오픈런을 위한 소비자들. / 사진=한다원 기자

기자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방문한 시간은 10시지만 이미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 매장을 방문하기 위한 소비자들은 가득했다. 기자는 샤넬 매장 기준 86번 대기표를 받았으나 기자 뒤로 30여명의 줄을 이었다. 이들은 “이제 시계도 오픈런을 서야 한다”, “샤넬보다는 대기가 덜하다”, “10시반 되면 바로 까르띠에 매장으로 뛰어야한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10시30분, 백화점 오픈시간이 되자 백화점 문 앞에서 대기하던 소비자들은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 등 매장을 방문하기 위해 매장으로 뛰었다. 소비자들은 “까르띠에 탱크머스크 구매하려 하냐”면서 “까르띠에도 오픈런 해야 하냐”고 말했다. 기자는 오픈런을 통해 까르띠에 6번 대기표를 받았고, 까르띠에 직원은 “탱크머스크 구매는 주말에도 쉽지 않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 대신 ‘오리스’ 눈길 돌리는 MZ세대

다만 최근에는 롤렉스, 까르띠에와 같은 명품 브랜드 대신 중저가 브랜드로 관심을 돌리는 MZ세대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와치가 오메가가 협업해 만든 ‘문스와치’가 있다. 문스와치는 스위스 브랜드 오메가의 상징적인 제품인 ‘스피드마스터 문워치’(700만원대)를 스와치가 재해석해 내놓은 제품으로 30만원대에 판매됐다. 당시 문스와치 컬렉션을 구매하기 위해 전날 오후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선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였고, 현재 웃돈이 붙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수백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리스 시계. / 사진=오리스
오리스 시계. / 사진=오리스

명품 브랜드 시계 인기에 힘입어 패션업계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남들과 다른 제품을 선호한다는 특성에 따라 시계 브랜드들은 올해 트렌드, 패션형 시계밴드를 내놓으며 공략하고 있다.

티쏘를 구매한 A씨는 “티쏘는 가성비로는 최강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계줄을 메탈, 가죽 등 다양하게 구매해 기분에 따라 바꿔 차고 있다”고 했다.

앞서 오리스도 2030세대가 선호하는 렉탱귤러를 한정판으로 국내서 공개한 바 있다. 오리스 렉탱귤로는 4계절에 모두 착용 가능한 가죽 스트랩을 적용했다. 최근 오리스는 티타늄 케이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PPX 캘리버 400을 선보였다. 케이스 디자인은 오리스 팬들에게 친숙한 프로파일럿 베젤과 조각 같은 형태를 지닌 티타늄 브레이슬릿으로 보완된다.

오리스 시계를 구매 예정이라는 김아무개씨는 “깔끔한 디자인에 색상도 다양해 서비스 기간도 10년”이라며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생각돼 오리스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롤렉스나 샤넬 시계는 가격부터 부담스럽지만 오리스는 모든 의상 착의에 어울리면서 저렴하다는 생각에 친구들도 많이 찬다”고 했다.

오리스 관계자는 “모든 오리스 시계는 10년 보증기간과 10년 주기의 권장 점검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마찰과 마모를 최소화하가 위해 개발된 디바이스 같은 기술혁신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오리스는 업계 최소 수준의 보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명품 브랜드 선호를 넘어 남들과 다르거나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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