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9.9% 하락, R&D 집행 증가 원인···3000억원 투자 충주공장 준공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진행, 협력사 10곳 넘어···올해 QOL 개선제와 고령화 품목 성장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너 2세인 유용환 이연제약 대표가 제약업계에 입성한 지 올해로 12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이연제약은 올해 전문의약품 처방과 원료의약품 수출을 늘려 만회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CDMO(위탁개발생산)를 활발히 진행, 영업이익을 개선할 계획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연제약 최고 경영진은 정순옥 대표이사 회장과 유용환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다. 1950년생인 정 대표는 고(故) 유성락 이연제약 회장 부인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출신이다. 유 대표는 유 회장 장남이다. 지난 2010년 이연제약에 과장으로 입사한 후 기획과 R&D(연구개발) 부문에서 근무했으며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승진한 뒤 경영 전반을 관장했다. 이어 지난 2016년 모친인 정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부사장에 올랐으며 2019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1974년생인 그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를 졸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 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본사를 강남구로 이전하고 충주 바이오공장 착공을 결정했으며 타 업체와 협업에 본격 착수하는 등 변화가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연제약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428억100만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9.8%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7억3919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41억4971만원에서 9.9%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 원인과 관련, 이연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연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100억1933만원으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7.0%다. 지난해 매출 성장 원인은 전문의약품 주요 품목군의 고른 성장이라는 회사 측 입장이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급증과 관련, 눈에 띄는 이연제약 전략이 오픈이노베이션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이 대학, 연구소 등과 협업을 통해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제도를 지칭한다. 이연제약은 외부 기업들과 신약 연구개발, 플랫폼 확대 등을 추진 중인데 지난해까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뉴라클사이언스 등을 통해 확보한 신약 연구과제는 10개가 넘는다. 이연제약이 확보한 신약 연구과제는 유전자치료제와 항체치료제, 백신 등에 집중돼있다. 이연제약은 이중 퇴행성뇌질환 항체 치료제,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 간섬유화 유전자치료제, 항진균제 등 개발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연제약은 신약 개발 등에 있어 혼자보다는 공동 진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협업을 통해 최고 결과를 도출하자는 것이 회사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연제약이 당장보다는 중장기적으로 CDMO와 CMO(위탁생산)에 주력하는 것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연관 있다. CMO란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소와 시설을 갖추고 다른 기업으로부터 의뢰 받아 해당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시스템을 지칭한다. 반면 CDO는 개발에 초점을 두고 완제품 생산을 위한 원천 물질 및 공정을 대신 개발하는 시스템이다. 두 시스템이 합쳐진 것이 CDMO다. 구체적으로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해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인 생물학적 제제 원천 물질을 개발, 복제, 배양 등을 통해 생산하는 시스템을 대신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에 이연제약은 지난 2017년 충주 바이오공장 건립을 착공했다. 이어 2019년에는 충주 케미컬공장 신축을 결정했다. 이연제약이 충주 바이오공장을 준공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충주 케미컬공장 준공 시점은 같은 해 11월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충주 바이오공장과 충주 케미컬공장 준공식은 최근 진행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CDMO나 CMO를 추진하는 업체는 일부 대형제약사로 한정된다”며 “이연제약이 이들 업체와 다른 점은 소극적으로 타 업체에서 의약품 생산과 개발을 위탁 받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된 협력사를 포함, 협업을 검토하는 업체는 10곳이 넘는 규모이며 향후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미 이연제약은 협력사인 이노퓨틱스와 플라스미드 DNA 공급 계약을 최근 체결, 충주 바이오공장의 첫 수주를 확정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이연제약은 충주 공장에서 플라스미드 DNA의 DS(원료)와 DP(완제)를 생산, 이노퓨틱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향후 이연제약이 CDMO와 CMO를 확대 진행할 경우 영업이익 증대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이번 이노퓨틱스와 계약은 CMO로 볼 수 있다”며 “수탁생산에 따른 약품대금은 ‘한 배치 당 얼마’ 이런 식으로 금액 기준이 아닌 수량 기준으로 받게 되며 총 3000억원을 투자한 공장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높게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연제약은 올해 우선 전문약 중 지속 성장 중인 QOL(Quality of Life, 삶의 질) 개선제와 고령화 타겟 품목 위주로 영업이익과 매출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QOL 개선제에는 비뇨기계와 소화기계, 골관절 치료제가 포함된다. 고령화 타겟 품목에는 순환기계와 내분비계, 정신신경계 약물이 속한다. 이연제약 주요 제품군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1.5%를 점유한 옵티레이 등 조영제와 15.2%를 차지한 도네페트 등 순환기계 품목, 11.2%를 점유한 세파제돈 등 항생제다. 이중 조영제의 경우 회사측은 진단 수요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짐에 따라 원료의약품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원료약은 전체 매출의 9%를 점유했다. 주요 품목은 황산아르베카신과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테이코플라닌 등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연제약 경영의 핵심은 협업을 통한 CDMO와 연간 100억원을 넘긴 R&D인데 CDMO는 향후 협력사들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R&D는 초기인데 진행상황이 실현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