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1일 한국거래소 앞 기자회견 열어···“상장 유지는 재매각 절대 조건”
한국거래소에 청원서 제출···개선계획 담은 이의신청서도 낼 것
“인수 의향자 많아 상폐 요건 충분히 해소 가능할 것”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나섰다. 쌍용차 노조는 상장폐지 개선 기간을 연장해 회사 재매각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21일 쌍용차 노조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폐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청원서와 정장선 평택시장 명의 탄원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선목래 노조위원장은 “회사 매각이 불발된 이후 스토킹호스 방식의 재매각을 추진중인 가운데, 상폐가 결정되면 재매각을 진행함에 있어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며 “이는 쌍용차 5만 소액주주와 협력업체를 포함해 20만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폐 사유가 발생해 지난 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개선 기간 내 투자자 유치와 재무구조 개선 등 상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2021년 사업연도 역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위기에 놓인 상태다.
선 위원장은 “매각 절차에 따라 관계인집회를 통해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다면 상폐 사유가 해소됐겠지만, 인수자가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며 “상폐에 따른 재매각 실패는 쌍용차 파산이라는 끔찍한 후폭풍을 불러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쌍용차 상장 유지는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매각이 성공하면 상폐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장선 평택시장도 탄원서를 통해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춘 투자처와 조속한 시일 내 매각이 성사돼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상장 유지가 필수”라며 상장 유지 개선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앞서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절차를 진행했으나, 에디슨모터스 측에서 인수대금을 제 때 납입하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이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 중이며 현재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 기업은 내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최종 입찰 여부를 결정한다. 쌍용차는 5월 중순에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심사를 거쳐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뽑고, 본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최종 확정한다.
쌍용차는 오는 10월 15일까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한다. 쌍용차 노조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까지는 상장 유지를 위한 개선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박장호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는 “현재 나름대로 인수 의향자가 많이 나오고 있어 상폐 요건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오후 개선 계획을 담은 이의신청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날 이의신청을 접수받으면 심사위원회를 열고 상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노조는 13년간 무쟁의·무분규를 이어오고 있으며, 임금삭감과 무급 휴직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선 위원장은 “현장에선 허리띠를 졸라매고 ‘J100’ 출시까지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추후 추가 (자구안 등) 개선 계획도 인수기업과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후보자에 대해선 “탄탄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게 매각되는 것이 최상”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게 매각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선 쌍용차 재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선 자금조달력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인수자가 갚아야할 부채는 회생채권 5470억원, 공익채권 3900억원 등 약 937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공익채권은 100% 상환해야 한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대금 3049억원을 활용해 회생채권 중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한다고 하자 상거래 채권단을 포함해 채권단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새 인수자의 경우 최소 5000억원 이상 인수대금을 제시해야 쌍용차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