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전문성 확보' 지배구조 보고서에 명시
디지털 전문 사외이사 절실
기존 사외이사 대상 디지털 연수로 전문성 확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전문분야 내역.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전문분야 내역/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코로나 확산과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인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IT 분야 이사진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발표한 '2021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이사진 구성을 9개 분야로 세분화해 구분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금융, 경제, 경영, 법률, 회계, 소비자보호, 디지털, ESG 등 전문 분야별로 관리하고 있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사외이사 자격요건에서 정하고 있는 전문 분야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따라 내부규정은 물론 외부법령에서 요구하는 독립성·전문성 요건을 충족하는 후보를 공정한 절차에 따라 검증하고 있다"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진을 연간 기준으로 개별적 선출 혹은 재선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의 전문분야를 확인해 본 결과 사외이사 중 디지털 부문 전문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성 제고와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위해 디지털 전문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며 "현재 디지털 분야 사외이사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반영한다면 이사 추천 시 디지털 분야 전문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지주는 최근 디지털·IT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지난달 사외이사로 정식 선임된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 모바일앱어워드 심사위원장, NHN재팬과 e-삼성 재팬의 사업고문 등을 역임했다. 최재홍 신임 사외이사는 카카오 사외이사를 6년간 역임하면서 스타트업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국내 대표 ICT 전문가로 알려졌다. 디지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넘버원 금융플랫폼' 성장에 도움이 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디지털 전문가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오랜 기간 기계공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ICT 관련 산학협력 활동과 정부 주도 혁신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디지털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금융계에서 손꼽히는 여성 디지털 전문가인 권숙교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권숙교 사외이사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 심의위원회 은행분과 위원, 금융보안원 자문위원, KB국민은행 사외이사, 한국신용정보원 비상임이사를 역임했다. 금융 분야 ICT 부문 정책 방향과 업무에 대해 폭넓은 식견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IT 사외이사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디지털 분야 사외이사 후보군이 34명 정도 되는데 이중에 디지털 관련 사외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사외이사의 디지털 관련 전문성을 많이 필요로 하는 만큼,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매해 연수를 통해 디지털 분야의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멤버로서 손태승 회장의 디지털에 대한 관심도는 높다"며 "영업현장에 기반한 디지털 소통 체계인 레드·블루팀 등 운영을 통해 전 그룹사 임직원들이 디지털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