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55억원 영업적자, 1082억원 R&D 투자···일동 “R&D 강화 기조 지속” 강조
일본서 ‘S-217622’ 동물실험 부작용 논란···시오노기제약 “승인심사에 영향 없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일동제약이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 부회장과 최성구 사장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영업이익에 대해 일동제약은 연구개발비용 투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동제약 영업이익 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먹는 코로나치료제 개발이 업계 최고 이슈로 부상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임원인사를 지난해 11월 단행했다. 윤 대표는 일동제약 창업주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 장남이다. 1967년생인 윤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KPMG 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에 상무로 입사한 후 PI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을 달았다.
이어 일동제약은 지난 1일자로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성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2017년 12월 영입된 최 사장은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한 후 정신과 및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삼성의료원,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한국얀센 의학부와 마케팅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달 일동제약 인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서진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최성구 사장 승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내부 월례사를 통해 올해 다시 적자 계획을 세웠다고 공지할 정도로 당장 적자 여부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R&D(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이라며 “R&D 사령탑 승진은 회사가 신약개발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5601억3200만원 매출과 555억3500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0.3% 하락하고 적자로 전환된 실적이다. 이와 관련,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연구개발비용을 제외한다면 기존 사업 수익성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비 1082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9.3%에 해당하는 규모다. 통상 상위권 제약사들이 매출액 대비 10% 안팎 금액을 연구개발에 집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로 추산된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이 제약사의 중요한 과업이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필수 요건이므로 올해도 R&D 강화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 연구력으로 개발한 신약은 판매가 개시되면 해당 제약사 영업이익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업이익 등 수익성과 관련 있다”며 “자체 개발한 품목은 다른 업체에서 구매해 판매만 하는 품목에 비해 영업이익이 높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신약은 물론 개량신약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사와 공동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은 지난해부터 공을 들인 의약품이다. S-217622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가 가진 단백질 분해효소(3CL-프로테아제)를 저해해 바이러스 체내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특히 시오노기제약사가 지난 2월 25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S-217622 조건부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후 승인 여부와 시기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최근 일본 언론이 ‘S-217622’ 동물실험에서 태아에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하며 일본과 한국에서 이슈로 부상했다. 구체적으로 일부 언론이 동물실험 결과 해당 의약품을 높은 농도로 투여할 경우 태아 골격이나 외관, 내장에 일부 기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오노기제약사는 “통상 임상시험에 있어서는 임산부중이나 수유 중 여성, 임신이 의심되는 여성은 대상으로부터 제외된다”며 “이번 건이 치료약 승인심사 가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재 실시 중인 임상시험에 있어 안전성 및 유효성 정보 수집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근 일동제약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무조사도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2일 일동제약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 자료를 확인하고 이 중 일부를 확보했다. 이날 조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서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제약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지막 세무조사는 지난 2018년이다. 당시 그룹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관련, 아직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드릴만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동제약에 악재라고 판단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먹는 코로나 치료제 건은 확대해석하지 말고 차분히 사태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