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 3파전 예상···공공 참여로 사업리스크 낮춘 게 건설사 관심도 키워

내달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여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 사진=연합뉴스
내달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여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1호 공공재개발 사업지인 흑석2구역이 시공사 후보들의 과열된 홍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을 계획 중인 알짜 사업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나온 준강남 지역 일감인데다, 토지수용 등 민감한 작업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사업장이라는 판단에 입찰을 결정한 건설사들이 무리한 홍보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은 오는 1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해당 사업지는 흑석동 99의3번지 일대 4만5229㎡ 규모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SH공사가 시행을 맡는 1호 공공재개발 사업장이라는 게 특징이다.

공공재개발이 새 정부가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추진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시공사 선정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1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 8곳이 참여했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장설명회에 우선 참여해야 한다.

업계는 이 가운데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이 일찌감치 홍보전에 돌입한 것에 미루어보아 3파전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흑석2구역 정식 홍보기간은 합동 설명회가 열리는 다음달 1일부터 총회 당일인 같은 달 29일까지로, 현재는 개별접촉에 의한 홍보활동이 금지돼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및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입찰 참여 시공자는 참여 건설사 전체가 참여하는 합동설명회 이외에 조합원 개별 접촉에 의한 홍보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들 건설사는 조합원을 접촉하는 게 확인됨에 따라 주민회로부터 대우건설은 2회,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각각 1회씩 경고를 받은 상태다. 경고가 3회 이상 누적될 경우 입찰자격이 제한된다.

이처럼 건설사가 무리한 홍보전에 뛰어드는 이유로 사업성을 꼽는다. 흑석2구역은 입지나 규모면에서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여타 사업장과 견줄만한 데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다. 특히 SH공사가 시행을 주도하는 사업의 특성상 다소 민감한 토지 수용 작업이나 인허가 절차 등을 앞당겨 사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장에서는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비일비재한데, SH공사가 사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양측 간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중재해줄 것이 기대된다”며 “이에 따라 사업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공사들로부터 인기가 많지만 불안요인도 여전하다. 지난 11일 조합원 일부는 서울시청에서 공공재개발 추진 사업장 13곳과 함께 반대집회를 열었다. 반대자들은 주민 300명 가운데 상가소유자 140명가량이 사업지의 80% 이상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전체사업지 9400평 중 13% 수준을 보유한 1300평의 토지등소유주 동의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조합원도 상당해 사업방식이 바뀔 가능성도 공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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