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오픈런까지 이어져···시즌2로 물량 풀려도 구하기 힘들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포켓몬빵이 출시된지 47일째다. 지난 2월24일 출시된 포켓몬빵은 지금까지도 전국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포켓몬빵 구매는 롤렉스, 샤넬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 추억을 빗대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중고시장까지 점령해 논란을 빚고 있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하루 평균 약 23만개, 재출시된지 40일만에 약 1000만개가 팔렸다. 1990년대 말 일명 ‘국민간식’이었던 제품이 20년 만에 다시 출시되자 소비자들이 열광하면서 공급이 미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이 동봉된 점이 옛날과 똑같아 포켓몬빵을 추억하는 소비자들의 포켓몬빵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포켓몬빵 시즌2가 출시되기도 했다.
포켓몬빵 인기가 치솟자 일부 편의점, 대형마트 앞에는 ‘포켓몬빵 품절’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당근마켓에서는 띠부씰이 거래되고 있다. 뮤, 뮤츠와 같은 희귀한 띠부씰은 6만원에 판매되며 인스타그램에서는 ‘띠부씰 시세표’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하루에 포켓몬빵 생산량은 840만봉 정도다. 방탄소년단 멤버 RM은 포켓몬빵을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RM의 부모님도 RM을 위해 편의점을 돌며 포켓몬빵을 사모았다고 한다. RM은 “공급을 늘려달라”고 글을 올려 포켓몬빵 공급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역시나 포켓몬빵 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RM은 팔도비빔면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양이 많다며 팔도비빔면의 양을 늘려달라고 요구해 팔도가 20% 증량한 팔도비빔면 컵 1.2개를 출시한 바 있기 때문.
한 달 동안 포켓몬빵을 찾아 헤매던 기자는 지난 7일 대형마트에서 구매했다. 취재하던 중 포켓몬빵이 대량 들어오는 마트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오픈 시간은 10시지만 기자는 8시50분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기자 앞에서 40여명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고, 45번 번호표를 받게 됐다. 가장 먼저 줄을 선 소비자는 8시10분에 도착했다고 한다.
1인당 3개 구매제한에도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구매하기에 바빴다. 혹시나하는 기대감에 늦게 온 소비자들도 줄을 섰고, 일부 소비자는 새치기를 하거나 알바를 고용하기도 했다. 넘치는 인기에 각종 부작용도 생겨나는 셈이다.
과거에도 이같은 포켓몬빵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당시 띠부씰만 챙기고 빵은 버리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었다. 최근에도 당근마켓에서 포켓몬 ‘빵’만 산다고 올렸다 과태료 2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고, 띠부씰 완성판 110만원, 띠부씰 80만원 거래도 활개를 치고 있다.
8년전 전국적으로 대란이 일었던 허니버터칩도 포켓몬빵과 비슷했다. 2014년 해태제과가 내놓은 허니버터칩은 ‘단짠’(단맛과 짠맛)으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인기를 끌었고 전국 품귀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에는 허니버터칩 봉투만 팔거나 유사한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SPC삼립의 의도처럼 코로나19에 지쳐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은 좋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의 도넘은 포켓몬빵 끼워팔기, 웃돈 중고거래가 건전한 소비 문화를 위협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사회현상을 재현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포켓몬빵이 재출시된 만큼 찰나의 욕심을 버리고 바람직한 소비 문화를 만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