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노조, 임금협상 결렬 후 쟁의행위 본격 돌입
임금인상과 성과급 두고 노사 간 입장차 '뚜렷'
'소통 강조' 김기환 대표,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노조,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 요구···실무교섭 잠정 중단
KB손보 "합의점 찾는 중,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

KB손해보험 노사(勞使) 갈등 핵심 쟁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KB손해보험 노사(勞使) 갈등 핵심 쟁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임금협상을 둘러싼 KB손해보험 노사(勞使)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만큼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 이후 쟁의행위 수순에 본격 돌입한다.

앞서 KB손해보험 노조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총 2080명(투표율 89.2%)의 조합원이 참여했고 이 중 92%(1992명)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획득함으로써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KB손해보험 본사 1층을 점거해 피케팅 시위를 시작했다. 조합원 업무책상 위에 노조 깃발을 꽂는 등 단체행동을 하나씩 진행하며 임금 인상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향후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명확하다. 주 쟁점 사안은 ▲기본급 3% 인상 ▲당기순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임금피크제 정률제 도입과 380% 적용 ▲복지카드 포인트 증액 ▲중식비 인상 등이다.

그 중에서도 최대 쟁점은 임금 인상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률로 3%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1.5%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성과급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도 뚜렷하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은 30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순이익 증가율은 84.1%에 달한다. 손보사 빅5 중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지만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은 연봉의 20.8%(월 급여 250%) 수준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이 KB손보의 절반 수준인 48.7%에 불과했지만 성과급은 연봉의 36%를 지급했다. KB손보보다 15%p 많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도 순이익 증가율은 53.1%였지만 성과급은 연봉의 44%를 지급했다.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요구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현재 노조는 15차 실무교섭을 잠정 중단하고 추가안 제시까지 교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경영진에 전달한 상태다.

사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노사 합의점을 찾고 있다"며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들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견해차가 큰 탓에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