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 1분기 1만4123대 판매···작년 동기대비 판매량 늘어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G80 생산 차질 최소화
그랜저, G80과 1000만원 이상 차이···다른 소비층 형성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제네시스 G80이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에도 지난해 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고수익 차종 위주의 판매 전략이 유효한 결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하반기 그랜저 완전변경 모델 및 아이오닉6 출시가 예상되고 있어, 이후에도 높은 판매실적을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현대자동차 판매실적에 의하면 제네시스 G80은 올해 1분기 총 1만412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1분기 1만3616대보다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G80의 이러한 선전은 최근 반도체 수급난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량은 15만2098대로 지난해 동기간 18만5413대에 비해 3만대 이상 감소했다.
제네시스 G80이 이처럼 반도체 수급난에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이유는 현대자동차가 고수익 차종 위주로 생산·판매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월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도 클러스터, 바디컨트롤 유닛 등 부품에 따라 들어가는 종류가 다양해 G80과 공유가 가능한 모델을 일반화해서 말할 순 없지만 고급사양의 모델끼리는 반도체 공유가 가능하다”며 G80의 생산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부품을 담당하는 업체다.
G80 인기와 관련해선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과 틈새를 노린 판매가격 형성이 유효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와 브랜드 구분을 하고 우수한 성능과 고급스러운 옵션을 적용해 고급차 이미지를 구축했다. 동시에 5311만원이라는 가격대를 형성해 그랜저 3303만원과 벤츠 E클래스 6700만원 사이에 자리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그랜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및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네시스 G80이 향후에도 높은 판매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랜저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0년엔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 14만대 이상을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일각에선 그랜저가 이전 세대 모델보다 고급스러움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한다면 G80의 일부 수요가 그랜저 고급트림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전기차 수요 또한 높은 편이다. 아이오닉6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세단형 전기차 모델로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 최상위 트림의 판매가격이 4133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G80의 수요가 그랜저로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 트림이라고 하더라도 G80과 1000만원 이상의 가격차이가 있어 다른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랜저의 옵션이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주행성능 등에서 차이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2.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의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는 25.3kg·m며, 2.5ℓ 가솔린 터보엔진을 적용한 G80의 최고출력은 304마력, 최대토크는 43.0kg·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