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LG엔솔 수익 선방, 성SDI 실적 증가 예상···원통형 배터리 수요 증가 영향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향·전동공구 등 쓰임새 다양···양산성 강점도
SK온은 영업이익 적자···“신규 공장 초기 가동으로 비용 발생 이어질 듯”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올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전기차 시장의 악재가 이어졌지만,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올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4.1%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은 당초 증권업계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이다. 이 배경에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의 강세가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영업이익 2589억원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1824억원을 차지하며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573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통형 배터리의 분기별 이익 규모가 경신되고 있다. 대량 양산 경험으로 외형성장이 이뤄졌고, 테슬라향 원통형 배터리 생산 캐파(capa)가 늘어났다”며 “원통형 배터리 생산 캐파는 올해 45Gw에서 2025년 150Gw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1분기 매출은 3조8030억원, 영업이익은 2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3%, 115.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익원인 소형 배터리와 전자재료의 안정적인 성장은 유효하다. 소형 배터리의 성장은 높은 동시에 안정적”이라며 “원통형 배터리 중 전기차향 매출이 본격화하고 있고, 전동공구의 모빌리티화 추세로 기존 원통형 배터리의 매출 성장도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컨센서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 OEM 출하 정체에도 불구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 원통형 배터리 수요를 꼽고 있다. 테슬라향 원통형 배터리 수요 강세뿐 아니라, 쓰임새가 다양한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가 뒷받침해줬다는 것이다.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선 전동공구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원통형 배터리가 채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전에는 주로 노트북 등 소형 애플리케이션에 채택됐던 원통형 배터리가 최근에는 오히려 많은 용량이 필요한 전기차나 골프카트,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가 함께 가는 구조다. 다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양산성이 뛰어나고 가격경쟁력이 확보된 배터리가 유리할 수 있다. 원통형 배터리가 가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 1분기 SK온의 영업이익은 1739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시장은 추정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공장 초기 가동으로 인한 비용 발생이 지속되면서 적자 규모의 축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물량 증가의 효과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