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도, 완화도 ‘집값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여 새 정부 고심 커질듯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 자료=한국부동산원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 자료=한국부동산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1주 만에 하락세에서 보합세로 전환하며 하락장이 끝났다. 시장에서는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급을 확대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영향이다. 시장이 또 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에서 0.00%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1월 셋째주(0.01%) 이래 줄곧 하락세를 걷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11주 만에 다시 보합세로 전환한 것이다.

하락세를 멈추는 데에는 강남3구, 용산구의 힘이 컸다. 강남구(0.02%)는 개포·역삼동 중대형 위주로, 서초구(0.02%)는 한강변 신축 등 반포동 위주로 신고가 거래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01%)는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상승하며 상승전환했다.

여기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 역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용산구는 지역개발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0.02% 상승했다. 강동(0.00%)·동작(0.00%)·양천구(0.00%) 등 한강 이남의 규제완화의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들도 매수문의가 증가하며 보합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체로 매물이 감소하고 매수세가 소폭 증가하는 가운데 강북권은 하락폭이 축소되고, 강남권은 재건축과 중대형 위주로 상승하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하락에서 보합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인천 역시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하며 서울과 유사한 분위기를 보였다. 연수구(-0.02%)와 남동구(-0.02%)는 구축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가격이 하락한 반면, 서구(0.07%)는 신현·원당동 신축 위주로, 미추홀구(0.01%)는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용현·학익동 위주로 상승하며, 인천 전체가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지방 아파트도 지난주에 이어 0.0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수도권은 지난주와 동일한 -0.02%를 기록하면서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0%에서 -0.01%로 소폭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이 이같이 오름세로 분위기가 전환된 이유는 강남과 1기 신도시 중심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규제완화를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어 속도조절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현 정부의 규제강화로 공급물량이 적어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었다면, 새 정부는 규제를 완화할 것을 예고하면서 재건축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속도조절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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