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 의중이 중요 변수 전망···“4명 실장이 모두 차관 후보” 지적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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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차기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부 차관에 누가 발탁될지 직원들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의중이 중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4명 복지부 실장이 평등한 상황이어서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9일 정치권과 복지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차기 정부의 중앙부처 장관 후보자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 장관의 경우 이르면 10일, 최소한 다음 주말까지는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복지부 직원들 관심은 장관 후보자는 물론 차관 후보자에게도 집중되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회 준비 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한달 가량 후 부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반면 차관은 당초 예상보다는 이른 시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복지부 차관 인선과 관련, 핵심 사항은 2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다른 정부중앙부처 차관과 동일하게 장관 후보자 의중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는 새 정부 첫 인선안 발표 자리에서 “차관 인사 검증은 다른 곳에서 하더라도 결국 함께 일할 사람을 선발하는 문제는 장관 의견을 가장 중시할 생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책임장관제 일환으로 차관 추천권을 장관 후보자에게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윤 당선인 구상이다. 관가 관계자는 “과거에는 청와대가 차관은 물론 실장과 국장, 심지어 과장 인사를 장관에게 지시하는 사례가 실제 있었다”라며 “장관이 차관 후보자를 추천, 실질적으로 부처를 책임지고 통솔하라는 윤 당선인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정권에도 복지부 장관이 차관 후보자를 청와대에 추천한 사례가 일부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진영 장관은 이영찬 차관이 발표된 후 “다른 중앙부처는 모르겠지만 복지부는 제가 이 차관을 청와대에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출신 이 차관은 새누리당에 파견돼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며 당시 정책위의장이던 진영 장관을 보좌한 인연을 갖고 있었다.    

또 하나의 핵심은 과거와 달리 4명 실장이 모두 차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른 실장을 역임한 후 기획조정실장을 맡았기 때문에 기조실장이 차관 유력후보가 됐지만 지금 4명은 처음 맡은 실장 보직에서 근무하고 있어 사실상 평등하다”며 “난형난제라는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인물들이어서 장관 후보자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박인석 사회복지정책실장과 고득영 인구정책실장, 이기일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3명은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지난 2020년 9월 임명돼 1년 7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이들보다 부내 서열이 높은 박민수 기조실장은 같은 해 11월 임명돼 오히려 실장 근무 기간은 다른 실장들에 비해 2개월 짧다.

4명 실장을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 관가에 입문한 박민수 실장은 능력과 실력이 뛰어난 엘리트 관료다. 복지부 과장급 요직 중 하나인 보험정책과장은 해외에 파견된 그가 귀국하는 시점을 기다리며 한 달 가량 공석으로 유지되기도 했다. 1968년생인 그는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과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정책기획관, 복지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박 실장과 행시 동기인 박인석 실장은 부천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1964년생인 그는 복지부에서 복지정책과장과 보건의료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보건산업정책국장, 국무조정실 고용식품의약정책관 파견, 연금정책국장, 주칠레대사관 공사참사관 파견, 보육정책관 등을 거쳤다. 1966년생인 고득영 실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37회로 복지부에 들어온 그는 보험정책과장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한의약정책관, 보육정책관, 인구아동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충남 금산이 고향이다. 그는 소신과 엘리트의식으로 무장한 관료다. 

충남 공주가 고향인 이기일 실장은 고 실장의 행시 동기다. 1965년생인 그는 철도고와 건국대 행정학과(83학번) 출신이다. 보육정책과장과 인사과장, 나눔정책추진단장, 대통령실장 비서관, 미국 랜드연구소 파견, 보육정책관, 대변인, 보건의료정책관, 건강보험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노무현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던 그는 이명박 정부 말기 복지부 관료들이 기피하는 청와대 파견을 자원했다. 이후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다 면접을 거쳐 당시 하금열 대통령실장 비서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결국 4명 실장 중 제1차관과 제2차관 2명 또는 최소 1명이 복지부 차관으로 발탁될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내로 복지부 장관 후보자 추천을 받아 발탁될 가능성이 관측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장들이 모두 뛰어난 인물이어서 장관 후보자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며 “코로나 대응 업무 등에 지친 직원들이 적지 않은데 신속하게 인선을 완료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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