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예고
예·적금 중심 머니무브 현상 지속···증가폭 사상 최대
주요 시중은행, 최대 年 4.0%대 고금리 적금 상품 판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한 동안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던 예·적금 상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본격 금리상승기를 맞아 예·적금 상품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는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수신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연 1%대 수준에 불과했던 예·적금 금리는 최근 3~4%대를 넘어섰다.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예·적금을 중심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증가폭은 22조7000억원에 달한다.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20년 만에 최대 규모다.
시중은행들은 신규 고객 대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선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1년 만기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KB마이핏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KB마이핏통장과 연계해 정기적인 수입·지출이 발생한 고객, 오픈뱅킹 등록 및 첫 거래 고객, 군에서 전역한 고객에게 우대이율이 적용된다. 만 18~38세 개인에 한해 1인당 1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1년간 매달 1000원에서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거래가 없던 고객에 한해 첫 거래 시 실적에 따라 우대이자율을 제공하는 적립식 상품을 마련했다.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로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예금 신규 직전 1년 간 신한은행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청약 상품이 없었던 고객 등 여러 우대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최고 연 3.0%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은행은 목돈 마련을 목표로 만 18~30세 이하를 대상으로 '스무살 우리 정기적금'을 선보였다. 월 20만원 이하로 매월 지정한 금액이 적립되며 1년제, 2년제, 3년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0.5%p(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돼 최대 연 3.4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NH1934월복리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고 연 4.85%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가입기간은 12개월 이하로 인터넷·스마트뱅킹·올원뱅크 등 비대면 채널에서 월 평균 2건 이상 자금이체와 개인(신용) 정보 수집·이용 동의 등의 조건을 갖추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금액은 1만원에서 50만원 이하다.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통해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금리를 따진 후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은행에서 제시하는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제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기대치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대출 금리보다 예금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며 "당분간 금리는 오르겠지만 글로벌 경기 전망에 따라 급변동할 수 있어 만기가 1년 내외인 예·적금 상품을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