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디젤 대비 HEV·전기차 대기기간 2~6개월 이상 더 길어
쏘렌토 HEV, 최장 대기 모델···출고까지 18개월 소요

쏘렌토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차량 출고 대기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 인기모델 기준 6개월 걸리던 출고 기간이 작년 하반기에는 1년으로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긴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자동차 구매정보 서비스 업체 겟차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출고 대기기간이 짧게는 6주, 길게는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대표 세단인 아반떼와 그랜저 가솔린 모델은 고객 인도까지 각각 8개월, 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가솔린 모델 출고 대기기간도 6개월 가량 소요된다.

가솔린·디젤보다 반도체 부품이 더 투입되는 하이브리드차량(HEV)와 전기차의 경우 이보다 인도기간이 더 길다.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코나, 싼타페 HEV 모델은 기존 내연기관보다 2~6개월 이상 더 기다려야 차를 받아볼 수 있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을 넘는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V70과 GV80은 6~11개월 이상 기다려야 인도가 가능하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출고 대기 기간이 더 길다. 기아 스포티지와 쏘렌토, 카니발 가솔린 모델 출고 대기 기간은 각각 10개월, 12개월, 11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스포티지와 쏘렌토 HEV의 경우 이달 주문하면 출고까지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전용 전기차 EV6 대기 기간도 1년 4개월로 전월대비 3개월 늘어났다.

현대차그룹 영업점에 배포된 4월 납기표 자료도 이와 비슷하다. 현대차 납기표에 따르면 세단의 경우 아반떼 가솔린 8개월, 아반떼 HEV 11개월, 쏘나타 가솔린 2개월, 쏘나타 HEV 5개월, 그랜저 가솔린 3~6개월, 그랜저 HEV 8개월, G70 3개월, G80 4개월 G90 10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SUV는 캐스퍼 4개월, 코나 HEV 7개월, 아이오닉5 12개월, 싼타페 HEV 12개월, GV60 12개월, GV70 12개월, GV80 11개월 등으로 집계됐다.

기아는 모닝과 레이의 경우 4개월(내비게이션 포함시), K5 가솔린 5개월, K5 HEV 12개월, K8 가솔린 10개월, K8 HEV 12개월, 니로 HEV 11개월, EV6 16개월, 카니발 11개월 등이 소요된다. 스포티지는 가솔린 10개월, 디젤 13개월, HEV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인도 받을 수 있고, 쏘렌토는 가솔린 12개월, 디젤 14개월, HEV 18개월 이상 걸린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차그룹 대기 주문량(백오더)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국내 백오더 물량은 지난달 기준 9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내수 총 판매가 126만1854대(현대차 72만6838대·기아 53만5016대)인 점을 감안하면 한 해 판매의 약 71%에 달하는 물량이 백오더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급난은 국산차 뿐 아니라, 수입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차 기업들도 반도체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로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인기 모델의 경우 6~8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난은 판매량으로 직결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입차 판매량은 6만1727대로 전년대비 14.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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