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북미는 1조7540억원, 중국은 8245억원 유입
증시 하락세에 저가매수세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
북미·중국 펀드 올해 수익률은 각각 -7.54%, -15.12%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해외 투자가 대세 재테크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간접 투자 시장에서는 북미와 중국 펀드에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G2(Group of 2, 미국과 중국)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한 상황 속에서 올해 증시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 지역 펀드 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북미 펀드(83곳)로 1조7540억원의 설정액 증가가 있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조8076억원이 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유입세다. 북미 펀드는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1919억원 유입(62곳)에 그쳤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중국 펀드(174곳)는 올 들어 8245억원의 자금 유입이 있었다. 중국 펀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중에는 2818억원이 유입(175곳) 돼 올해에 못 미쳤다. 인기 투자 지역인 베트남과 브라질이 올 들어 각각 288억원 유출, 78억원 유입된 것과 대조된다.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금 유입에 미국과 중국 펀드의 설정액만 15조원을 넘기게 됐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펀드의 설정액은 8조8603억원이었고 중국 펀드는 6조2025억원이었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기 전인 2019년 4월만 하더라도 두 지역 펀드의 설정액은 7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9700억원 수준이던 북미 펀드가 3년 새 크게 성장했다. 

북미와 중국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은 이들의 경제 규모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기업, 혁신 기업 등이 많아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다. 중국은 5%가 넘는 성장률로 상장사들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올 들어선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설정액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올해 1월 4일 장중 15852.14를 기록한 이후 3월 14일 12555.35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S&P500 지수 역시 같은 기간 13.6% 하락했다. 중국 증시에선 상해종합지수가 17.1% 급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인플레이션 및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미국과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펀드 수익률은 저조한 상태다. 북미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7.54%였다. 중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12%로 전쟁 이슈에 급락한 러시아 펀드를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성과다. 브라질과 베트남 펀드가 각각 26.2%, 4.43% 성과를 낸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다만 이들 증시가 지난 3월 중순 이후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성과 기대감을 높인다. 실제 북미 펀드는 최근 1개월 기준 4.59%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펀드의 경우 중국 증시의 반등세가 크지 않았던 탓에 -7.68%로 여전히 저조하지만 최근 일주일 기준 수익률은 1.48%로 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미국 증시의 경우 지속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고 중국의 경우 올해 큰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대외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여서 리스크가 여전하고 다양한 종류의 펀드가 있는 만큼 지역과 개개인의 성과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