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배당,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 박철완 전 상무 측 주주제안 모두 부결
‘조카의 난’ 주총 지난해 이어 삼촌 박찬구 회장 잇단 승리로 끝나
“이미 제로섬 게임 박 전 상무 측 도전 계속될 것” 전망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 사진=금호석유화학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전 상무의 표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가 사측의 압승으로 끝났다. 지난해 주총에 이어 올해도 박 전 상무가 패하게 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조카의 난’ 사태가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5기 정기 주총을 개회했다. 주총 현장엔 약 70명의 주주가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다.

이 중 특히 이익배당,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최대주주 박 전 상무가 회사와 다른 별도 주주제안을 제출해 삼촌과 조카 간 표 대결 결과로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는 사측의 완승이었다. 이익배당과 관련, 회사 측은 지난해 이익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원(우선주 1만50원)을 결의했다. 박 전 상무 측은 실적에 비해 적다며 1주당 1만4900원(우선주 1만4천950원)을 제안했으나 이날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주당 1만원, 우선주 주당 1만50원 안건’이 68.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주주들은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가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와 박영우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 이사 선임안이 71%의 지지로 통과했고, 이 중 박상수 교수가 감사위원을 맡게 됐다.

박 전 상무 측이 추천한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사외이사 제안은 부결됐다.

사실상 이번 결과는 국민연금이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의결권 방향을 행사키로 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연금은 배당안건과 관련, “주주제안보다 이사회 안이 향후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고려할 때 더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돼 이사회 안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6.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박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서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작년 주총에서 박 전 상무 측은 사내이사 선임 및 고배당 안건 등을 놓고 박 회장과 대결을 펼쳤지만 완패한 바 있다.

두 해 연속 박 전 상무의 도전이 사측의 벽에 부딪히게 되면서 향후 ‘조카의 난’ 사태 전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이미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의 대결은 물러설 수 없는 제로(0)섬 게임이 됐다”며 “박 전 상무 입장에선 주주친화 정책으로 표를 결집시켜 재도전하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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