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측 서윤석 교수 사외이사 선임 등 세 가지 안건 모두 부결
경영권 분쟁 끝낸 한진칼, 통합항공사 출범 준비에 집중할듯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주주총회서 사모펀드 KCGI와의 표대결에 승리하며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켰다. 조원태 회장 체제를 다진 한진칼은 향후 초대형 항공사 출범을 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23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9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KCGI는 ▲서윤석 교수 사외이사 선임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이사의 자격 기준 강화 등의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KCGI의 세 가지 안건은 각각 찬성률 25.0%, 57.9%, 53.4%로 가결되지 못했다. 이사 선임을 위해선 출석 주주 과반수가 찬성하고, 찬성 주식 수가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회사 규정 변경을 위해선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주식 수가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에서 제시한 △류경표 한진칼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주인기·주순식 사외이사 재선임 △최방길·한재준 감사위원 선임 등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그레이스홀딩스 17.27%, 대호개발 16.89% 등으로 총 34.16%를 차지한다. 조원태 회장 측 지분율은 44.39%다. 조원태 회장 측은 조회장 등 특수 관계인 20.79%, 델타항공 13.10%, 산업은행 10.50% 등의 지분구성이다.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은 초대형 항공사 출범을 위해 KCGI의 주주제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이 약화된다면 초대형 항공사 등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운수권을 배분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얻은 상태다. 기업결합이 이뤄지기 위해선 향후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조원태 회장 경영 체제를 다진 한진칼은 향후 기업결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