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년만에 흑자전환···텐센트 투자 등으로 개발자금 마련
크로우즈·데카론M 블록체인 버전 앞세워 매출 확대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게임 개발사 썸에이지가 올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신작을 출시하면서 재도약을 노린다. 그동안 썸에이지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그러나 텐센트에 이어 위메이드의 투자를 받아 개발한 신작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썸에이지는 관리종목에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를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별도기준 재무재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결과다.
썸에이지는 ‘영웅 포 카카오’를 흥행시키며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17년 89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2018년 265억원, , 2019년 133억원, 2020년 119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썸에이지는 영웅 이후 꾸준히 신작을 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18년 인터플래닛을 포함해 DC언체인드, 고스트버스터즈 월드를 출시했다. 이후 매년 3개 이상의 신작을 공개했지만, 줄줄이 실패했다.
지난해 중국 텐센트가 썸에이지의 자회사 로얄크로우를 177억원에 사들이면서 반등의 기회가 마련됐다. 썸에이지는 확보한 자금으로 신작 ‘데카론M’을 개발해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서든어택 핵심 개발진, 슈팅 신작으로 글로벌 겨냥
썸에이지는 오는 29일 PC 슈팅 게임 ‘크로우즈(CROWZ)’를 출시한다. 크로우즈는 PC FPS(1인칭슈팅게임) ‘서든어택’을 개발한 백승훈 사단이 제작한 신작 슈팅 게임이다. 백 사단은 넥슨지티에서 서든어택과 데카론 등을 개발하며 17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핵심 개발진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텐센트가 썸에이지에 투자를 한 결정적인 이유도 크로우즈의 흥행 가능성과 개발력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썸에이지는 로얄크로우를 텐센트에 매각했지만, 국내 및 글로벌 퍼블리싱권을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크로우즈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썸에이지도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크로우즈의 수익은 매출에 100% 반영된다.
크로우즈는 출시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출시 예정작을 체험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700종 이상의 게임이 참가했는데, 크로우즈가 인기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크로우즈는 스팀에 얼리엑세스 버전으로 출시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 북미, 유럽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썸에이지 관계자는 “크로우즈는 출시 예정작 인기 순위에서 6번째로 높았다”며 “실감나는 전투를 재현해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캐릭터 모션, 사운드 등 참여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반영했다”고 전했다.
◇위메이드와 손잡고 데카론M에 블록체인 입혀
썸에이지의 또 다른 반등 카드는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데카론M’이다. 썸에이지는 연내에 데카론M을 P2E(Play to Earn)게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8일 위메이드와 협업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 서비스하기로 했다. 썸에이지는 위메이드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데카론M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해당 작품의 IP(지식재산권) 보유사인 유비펀과 신규 계약도 체결했다.
데카론M은 2005년 출시한 PC게임 ‘데카론’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지난해 4월 출시해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일주일만에 구글 매출 10위권에 진입했으며, 6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현재 100~200위권을 오르내리며 순위권에 벗어났다. 이에 블록체인 버전으로 해외 시장에 출시해 반등에 나선다.
데카론M은 썸에이지를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이다. 데카론M은 지난해 썸에이지 전체 매출의 52.5%인 190억원을 올렸다. 1대1 결투, 강제 PK(Player Killing) 등 원작의 핵심 콘텐츠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또 원작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및 지역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이용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단 평가다.
썸에이지 관계자는 “데카론M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서비스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모바일 게임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서비스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