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인천 베스트웨스턴 호텔서 현대제철 제57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안 사장, 중대재해법 리스크에도 재선임 성공
“사장 직접 약속한 만큼 기업 차원에서 안전에 투자 강화할 것으로 기대”

23일 오전 인천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현대제철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입건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최근 작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관련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작업장 안전 강화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 

현대체철은 23일 오전 10시 인천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 호텔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최근 각종 사고로 현대제철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지만 주총장 주변 분위기는 차분했다. 

이날 주총에선 안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안 사장은 오는 2025년까지 사내이사로 현대제철 대표직을 수행한다. 

안 사장 재선임 여부는 이번 주총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가 이달 들어 현대제철 작업장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최초로 대표가 입건된 사례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주총에서 안 사장은 인사말에 앞서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앞으로 작업장 사고예방 강화에 힘쓰겠다는 다짐도 밝혔다고 한다.

주총에 참여한 60대 주주 최아무개씨는 “안 사장이 인사말에 앞서 사고 관련해 유족께 사과를 전했고 주주들에게도 양해를 구하며 앞으로 안전에 더 신경 쓰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안팎에서는 안 사장이 연임하게 되면 리스크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안 사장이 추후 중대재해법 처벌을 받게 되면 대표 공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사장의 재선임 여부 관련해 주총 현장에서는 큰 이견이나 소동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50대 여성 주주는 “안 사장에 대해서는 별 얘기가 나온 것이 없었다. 기업 실적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남성 주주는 “지금까지 안 사장이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 중대재해법 입건 관련해서도 잘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중대재해법 리스크와 관련해 우려를 표한 주주도 있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사장이 직접 주주들 앞에서 안전 예방 강화를 밝혔으니 주주 입장으로서는 믿고, 앞으로 기업이 더 안전에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국인 주주들은 ESG 경영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언론에서 현대제철 중대재해법 관련 이슈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내년 주총에서 질책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안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 전동화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탄소중립에 대응하며, 국내외 최적의 사업거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인천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 호텔에서 현대제철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서지민 기자
23일 오전 인천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 호텔에서 현대제철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서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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