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출신 유웅환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 합류 눈길 ···업계선 "정치를 떠나 실력 있는 사람” 평가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SK그룹을 거친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것과 관련,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인물들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인수위에 합류한 SK 출신은 총 4명이다.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낸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을 지낸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유웅환 전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이 인수위 경제2분과에 포진했다. 이 중 이창양 교수는 간사를 맡았다. 김일범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외신 공보보좌역을 맡았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유웅환 전 고문이다. 카이스트 전지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 4차산업혁명분과 공동이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전엔 인텔 수석매니저, 삼성전자 상무, 현대차 이사 등 대기업들을 거쳤다. 그가 SK에 합류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다. SK텔레콤에 합류해 ESG혁신그룹장을 맡았다.
그런데 대선을 앞둔 지난해 말 인사 때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며 일선을 떠나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갖가지 해석이 있었다. 그랬던 그가 윤석열 정부의 인수위로 화려하게 컴백한 것이다.
문재인 캠프에 이어 윤석열 인수위의 부름을 받은 것은 그가 업계에서 인정하는 ‘실력자’이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그에 대해 알고 있다는 한 글로벌 IT기업 임원은 “유웅환 전 SK그룹장은 정치권과 가깝게 지낸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를 떠나 실제로 인사이트가 상당히 좋은 사람”이라고 평했다.
윤석열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창양 교수는 행정고시 29회 출신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간 SK사외이사를 맡았다. 이후엔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를 거쳐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같은 분과 왕윤종 교수는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으로 SK와 인연을 맺었고 2012년에는 ㈜SK중국경제연구소장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에게 사회적 기업 동향 등 경제 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합류 전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재직한 바 있다.
김일범 전 SK 부사장은 배우 박선영의 남편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부에 몸 담았다가 SK임원으로 합류했다.
이처럼 SK 출신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SK 뿐 아니라,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일각에선 ‘SK 편향’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지난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인수위 경제2분과는 산업과 일자리 문제를 다루는 분과”라며 “이 분과에 기업 입장만을 대변하는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특히 그 중에서도 SK 관련 인사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대단히 편향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에도 최태원 SK 회장이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알려져 SK와 정권의 관계가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회동 시점이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직전이라는 이유로 중동 사업과 관련된 논의가 오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양측은 모두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