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법인에서 QD-OLED TV 사전판매
소니도 상반기 중 출시···휘도·색 재현력에서 강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북미 지역에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출시한 데 이어 소니도 상반기 중 QD-OLED TV를 선보일 전망이다다.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소니가 QD-OLED TV로 승부수를 던졌다. QD-OLED TV는 수량 측면에서 LG전자의 화이트 OLED(WOLED)보다 절대적 약세지만, 색 표현력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QD-OLED TV 사전판매를 시작했다. 크기는 55인치와 65인치로 가격은 각각 2200달러(약 267만원)와 3000달러(364만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라인업이자 미니 LED 기술이 적용된 네오 QLED 4K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다.
당초 전망보다 빠른 출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간 QD-OLED 패널가 협상 난항으로 신제품 출시가 하반기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수율도 빠르게 개선돼 현재 손익분기점인 60%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QD-OLED가 초기 제품이기 때문에 개발비 등을 반영해서 패널가를 높게 받으려 했고, 삼성전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낮추려고 해서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절충선에서 타협이 이뤄진 것 같다”며 “QD-OLED 수율도 굉장히 빠른 스피드로 올라가고 있어서 곧 60%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니도 6월에 QD-OLED TV인 ‘브라비아A95K’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3000달러(약 364만원·55인치)와 4000달러(약 485만원·65인치) 정도로 삼성전자보다 800~1000달러(약 97~121만원)가량 비쌀 것으로 보인다. 브라비아A95K는 기존 WOLED TV를 포함한 소니의 프리미엄 TV 라인업 가운데 최상단에 속한다.
다만 올해 QD-OLED TV의 국내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 가능한 QD-OLED 패널은 55·65인치 TV 100만대 규모로 이중 소니 공급량과 수율을 감안하면 출하량은 50만대 정도로 제한된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QD-OLED 패널을 활용한 프리미엄 TV 출시를 통해 LG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OLED TV 시장에 도전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W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 TV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WOLED TV 출하량은 404만8000대로 전체 OLED TV 시장(652만5000대) 가운데 62%를 차지했다.
LG전자의 올해 WOLED TV 출하량 전망치는 약 500만대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소니 QLED-TV 출하량은 100만대 미만으로 예상된다. 가격도 LG전자의 WOLED TV 55인치 모델 가격은 100만원대여서 삼성전자(200만원대), 소니(300만원대)보다 강점이 있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QD-OLED TV는 색상의 순도가 높아 휘도와 색 재현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소니는 기존의 OLED TV와는 다른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수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지만, 양산 기간이 짧기 때문에 90%가 넘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에 비교할 수준은 못 된다"며 "수율이 더 개선돼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는 내년이나 내후년 이후가 돼야 삼성전자와 소니가 물량이나 가격 측면에서 LG전자와 본격적인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