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 폴란드 사무소 설치 계획
우크라이나 사태 심화될 경우 글로벌 사업 제동 가능성도
기업銀 “현재까진 기존 계획 큰 변화 없어···현지 상황 모니터링”

기업은행 서울 을지로 본사 전경 /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 서울 을지로 본사 전경 / 사진=IBK기업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양국 간 갈등 여파가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폴란드 사무소 설치 등 동유럽 진출을 추진하던 IBK기업은행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 확대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연내를 목표로 폴란드 사무소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폴란드 당국에 사무소 개설을 위한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 폴란드 PKO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폴란드 진출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후 2019년 시장조사팀을 폴란드에 보내 현지 금융시장 현황을 파악하는 등 일찍부터 폴란드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바 있다.

기업은행의 폴란드 사무소 설치 작업은 동유럽 진출 본격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김도진 전 행장 시절부터 동유럽 금융시장 공략을 계획해왔다. 폴란드는 자동차, 전자, 전기차 배터리 등 국내 수출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동유럽 진출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지난 기업은행이 2018년 폴란드 PKO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은 것 역시 동유럽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김도진 전 행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윤종원 기업은행장 역시 취임 후 첫 해외출장 일정으로 폴란드, 영국, 프랑스를 방문해 유럽 영업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윤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동유럽의 거점 지점을 신설하고 추가적인 해외 금융수요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20일 넘게 지속되면서 기업은행이 수년 동안 준비해 온 폴란드 진출 계획에도 예기치 못한 걸림돌이 생겼다. 폴란드는 군사적 대치 상황의 당사국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까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관련국의 사무소 운영이나 동유럽 진출 계획에 당장 영향을 미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추후 사태가 확산된다면 진출 시점을 연기하는 등 글로벌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은행들의 동유럽 사업 추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될 경우 현지 사무소 운영이나 설립 계획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측은 현재로서는 폴란드 사무소 설립 계획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지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단계”라며 “향후 사태가 심화될 경우 계획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연내 폴란드 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에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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