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취임 후 매출 4.2% 증가···영업익 42.3% 하락, 기술료 수익 감소 원인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 3상에 올인···“연구개발 전문 제약사 발돋움 목표”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소폭 매출 성장을 이뤄낸 유한양행은 기술료 수익 감소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올해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올인, 연구개발(R&D)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지난해 3월 19일 개최한 제9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조욱제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조 대표는 지난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후 병원지점장 이사와 ETC 영업마케팅 상무, 약품사업본부장 전무, 경영관리본부장 등 요직을 거쳐 2017년 3월 부사장에 임명됐었다. 1955년생인 그는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병원지점장과 ETC영업1부장 등을 역임한 경력 때문에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지난 2020년 6월 총괄부사장에 임명되며 유한양행 차기 대표에 내정된 것도 이같은 그의 경력과 능력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 1위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영업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조 부사장을 대표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해 무난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조 대표 능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표는 유한양행 경영실적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878억원이다.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보다 42.3% 감소했다.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다. 우선 지난해 유한양행 영업이익이 부진한 원인은 기술료 수익 감소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유한양행 기술료 수익은 519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0년 1556억원에 비해 66.6% 감소한 수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료 수익은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의 기술수출 계약은 물론 개발 단계 과정에 따라 금액 규모가 천차만별로 차이 나고 수령 시점도 다르기 때문에 매년 오르고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한양행이 군포공장을 매각한 후 지난 2020년 발생한 이익금이 상대적으로 지난해 부재했던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유한양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군포공장 부지의 1975억원 매각을 지난 2019년 12월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금 189억원을 수령한 다음 소유권 이전등기 완료 후 1705억원을 받고 건물 철거 등이 완료되면 80억원을 추가 수령하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부문은 전년대비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약 매출은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률도 7%대로 알려졌다.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지난해 매출은 830억원대로 파악됐다.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은 52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한양행 자체개발 품목 중 고지혈증복합제 ‘로수바미브’는 지난해 55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의 경우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한의 지난해 일반약 매출은 1556억원으로 전년대비 18.0% 늘었다. 소염진통제인 ‘안티푸라민’은 지난해 매출 244억원을 달성, 전년대비 증가율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지엔티파마와 에스비바이오팜, 네오딘바이오벳, 주노랩 등 애완 관련 전문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등 사업다각화에도 관심을 보였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와 애완용품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애완사업을 확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조 대표는 유한양행이 최근 수년간 경영목표로 제시했던 신약 연구개발(R&D)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이 가장 기대를 거는 품목은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렉라자’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환자모집 완료에 이어 본격 착수된 글로벌 임상 3상이 현재 진행 중이다. 또 유한양행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YH25724’의 유럽 임상 1a상을 진행 중이서 향후 임상 결과가 주목된다. 표적 종양 특이적 T세포 면역 활성화가 가능한 이중항체인 ‘YH32367’의 경우 올해 안으로 국내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단기간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전문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며 “조 대표도 회사의 이같은 방침을 반영, 안정적 경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