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E물가지수·러시아 디폴트·FOMC 등 ‘암초’ 일정 줄줄이
변동성에 베팅하는 VIX 관련 상품 각광···단기투자에 적합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번 주에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지수 발표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FOMC)의 금리인상 결정 등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일정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국내외 증시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심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변동성지수(VIX)'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VIX 관련 투자는 증시 하락장에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는 부적합한 상품이라 단기 투자만 권유된다.

◇ 불안한 증시···주목받는 변동성 투자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63포인트(-0.59%) 하락한 2645.65에 장을 마쳤다. 이번 주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일정들이 다수 존재하기에 투자자들의 투심도 악화됐다는 평가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4일에는 2월 미 PCE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PCE물가지수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결정 과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지표다. 지난 1월 PCE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6.1% 상승하며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지표도 급등할 경우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러시아 정부의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일이 예정되어 있다. 러시아 정부는 1억1700만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만약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글로벌 증시에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에는 3월 미국 연준의 FOMC가 예정되어 있다. 시장에서는 25bp(0.25%)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 폭이 확대된다면 증시에서 투심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국내외 증시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적지 않기에 최근 변동성 지수(VIX)에 대한 투자에 시선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VIX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낸 지표다. 주식시장이 급락하거나 불안할수록 수치가 상승하기에 '공포지수(fear index)'라고도 불린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현금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공포탐욕 지수는 극단적 공포를 가리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VIX 관련 상품은 VIX지수가 높아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ETN이 대표적이다. 국내 증시에는 ‘QV S&P500 VIX S/T 선물 ETN C’,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C’,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 C’ 등 3종의 변동성 지수 ETN이 상장되어 있다.

미국 증시에도 VIX지수에 투자하는 ETN 및 ETF 상품이 다수 존재한다. VIX지수를 1배 추종하는 ‘ProShares VIX Short-Term Futures ETF’(티커명 VIXY)가 유명하고 1.5배 레버리지 상품인 ‘ProShares Ultra VIX Short-Term Futures ETF(UVXY)’도 존재한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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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번한 상장폐지···장기투자는 금물

VIX지수 ETN·ETF에 대해 장기투자는 금물이다. VIX는 미래 변동성에 투자하는 선물 상품이기에 근원물이 차근월물보다 싼 콘탱고 현상이 보편적이다. 매월 만기일 선물교체(롤오버) 작업시마다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상품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서 장기적으로 VIX지수 관련 상품은 우하향하게 되고 결국 가격이 일정 이하로 떨어져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국내에서 VIX지수에 투자하는 ETN상품은 2018년 5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4곳에서 최초로 상장했다. 하지만 1년 뒤인 2019년 5월 결국 4종의 ETN상품은 상장폐지됐고 지금 상장된 3종은 이후 다시 재상장된 것이다.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VIX ETN의 재상장을 포기했고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재상장을 결정했다.

반대로 VIX지수에 역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ETN·ETF상품의 경우 갑작스러운 증시 급락이 없는 이상 우상향하기에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인버스 VIX 상품은 없고 미국 증시에는 존재한다.

VIX 인버스 ETN·ETF상품도 증시가 급격히 불안해지면 순식간에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서 2010년대 중반 VIX 인버스 상품들은 수년간 고공행진했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일으키면서 하루만에 상장폐지된 상품들이 속출했다.

따라서 VIX지수를 1배가 아닌 0.5배로 역으로 추종하는 ProShares Short VIX Short-Term Futures ETF (SVXY) 같은 인버스 VIX 상품이 추천되고 있다. 다만 이는 증시안정기에 유효한다. SVXY는 지난해말까지 꾸준히 우상향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최근까지 주가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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