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완료자, 국내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여행플랫폼 , 해외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 확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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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방역당국이 오는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해외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여행 플랫폼들은 해외여행 상품 확대를 통해 억눌렸던 여행 수요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1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자에 한해 7일 격리를 면제한다. 내달 1일부터는 해외에서 접종했으나 접종이력을 등록하지 않은 국내 미등록 해외예방접종완료자로 확대된다. 앞서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자에게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도 7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해왔다.

정부의 완화된 방역지침에 따라 국내 여행사들이 상반기 해외여행객 급증을 대비해 해외여행 상품 강화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지난 2년간 얼어붙었던 여행·관광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이웨딩 네이버 카페 캡쳐./ 사진=최다은 기자
제이웨딩 네이버 카페 캡쳐./ 사진=최다은 기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871만명이 넘었던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42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22만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 된 출국자 수 감소로 유럽, 동남아 등 인기 해외 여행지 수요가 오랫동안 누적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 네이버 여행 전문 카페 등에서는 격리 면제 발표 이후 “4월 결혼 예정인데 제주도로 가려던 신혼여행을 급하게 해외로 변경했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 여행업계, 각종 해외 상품 출격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발맞춰 국내 여행사들은 사이판 등 ‘트래블 버블’(격리 면제) 지역에 집중됐던 상품을 유럽 등지로 확대하고 나섰다. 또 해외여행 확대는 단계적으로 속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인터파크투어는 친환경 유럽 투어 기획전을 선보였다. 주요 유럽 국가들도 격리 없는 입국 허용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장거리 여행 재개 채비에 나선 것이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취지도 담겼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이번 유럽 투어 기획전을 시작으로 당장 떠나고 싶어도 안전하고 격리가 면제된 나라 위주로 순차적으로 여행수요가 되살아날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예비 신혼부부를 겨냥해 해외 허니문 기획전을 오픈했다.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고 현재 기준, 현지에서 자가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한 몰디브, 사이판, 하와이, 칸쿤, 괌, 호주, 보라카이 등의 수요가 높아질 것을 예상한 행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전환과 트래블 버블 확대에 대한 기대 심리로 해외 허니문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올해 봄과 가을, 허니문을 앞둔 신혼부부 수요를 겨냥해 이번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투어는 인기 허니문 지역 중 하나인 사이판은 지난해 7월 트래블 버블 시행 이후 허니문 여행객 예약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노랑풍선은 미주지역 상품을 출시했다. 노랑풍선에 따르면 방역당국의 해외 입국자 의무격리 면제 발표가 있었던 지난 11일부터 미국과 하와이, 캐나다 등 미주지역의 여행 문의가 폭증했다. 현재 하와이 항공편은 대한항공 주 3회 운항 중이며 내달 3일 아시아나항공 하와이 복항이 예정돼 있어, 여행객 예약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향후 양국 간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지역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괌, 사이판, 하와이를 비롯해 필리핀, 호주, 스페인, 터키, 싱가포르 등 바로 출발할 수 있는 지역을 위주로 패키지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항공사 및 관광청 등과의 협업 기회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격리 면제 조치는 고사 위기에 놓였던 여행업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발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행심리가 회복된다 할지라도 당장 여행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적다는 관측도 주목된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조치와 여행심리 회복은 시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항공업계가 국제선 노선을 대폭 확대해 운항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인 델타크론과 같은 신종 변이가 출현하고 있고 국제선 노선을 추가하려면 국토교통부 허가와 방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와 노선 운항 허가 재개가 동반돼야 조금씩 해외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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