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자 686만6222명 집계···정부, 금주 정점구간 진입 전망
감염병 전문가, 해외 사례 분석 “4명 중 1명 감염돼야 정점 도달”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정부는 이번 주 코로나19 유행이 정점 구간에 진입한다고 주장하지만 신규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 인구의 25~30% 가량이 감염된 후 확산 추세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는 30만9790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686만6222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35만188명보다 4만398명 적지만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 12일 38만3659명부터 3일 연속 30만명 이상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7일(21만709명)의 1.5배, 2주 전인 지난달 28일(13만9624명)의 2.2배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주 코로나 유행이 정점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점에서 주간 일평균 확진자 규모는 29만5000∼37만2000명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 예상과 다른 전망을 내놓는다.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전체 인구의 25~30%가 감염된 후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전문가별 예상이 일부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는 전체 인구의 30% 가량이 감염돼야 확산이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우선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시점은) 아직 정점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687만명인데 전 인구 대비 14% 가량으로 추산된다”라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탓에 확진자 숫자가 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해외사례를 종합해 분석하면 전체 인구의 25%에서 30%가 코로나에 감염된 후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며 “한국도 이같은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예방백신 3차 접종률이 63% 수준인데 이를 감안해 계산하면 전 인구의 40% 가량에 코로나 면역이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모델링을 통해 코로나 확산 관련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계속해 틀린 전망을 발표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실패에 대해 정부는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 중 사망 위험률이 높은 환자를 챙겨야 하는데 공식 발표하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전체 인구의 25%에서 30% 정도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정점에서 내려올 것”이라며 김 교수와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천 교수는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까지 코로나 확산의 정점으로 판단된다”며 “오는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40만명까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후 확진자 숫자가 유지되다가 다음 주말부터 떨어질 것”이라며 “확진자 숫자가 30만명에서 40만명 사이를 오가는 상황이 다음 주말까지 이어진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문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숫자인데 정부는 치료제 신속 투여 등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다음 주말까지 위중증 환자는 1400명에서 1500명 사이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대비 최소 20%에서 40% 가량 확진자가 나온 후 코로나 확산 추세가 검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전했다. 엄 교수는 “지난주부터 정점구간이 진행돼 이번 주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주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하지만 다음 주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떨어질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관과 민간 학자 등 복수팀의 예측모델이 예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 증가 그래프가 완만해지는 느낌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즉 확진자 증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점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코로나 확산의 정점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상황을 체크해야 하며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며 “이번 주를 정점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대통령선거와 선거 집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있었다”라며 “특히 최근에는 국민들 사이에 코로나 위기 의식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0%까지 올라가면 경고 의미를 담고 있다”며 “병원에선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는 조만간 코로나 확산의 정점에 진입한다고 주장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도 있다”며 “전 인구의 25% 즉 4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되는 상황은 피했으면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