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시공사 선정 작업 착수···11일 현장설명회
현대·GS·대우·롯데·포스코 등 대형사 물밑 경쟁
“사업성·상징성 갖춰”···다음 달 26일 입찰 마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정릉골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 사업에 착수하면서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와 서울 최대 규모 타운하우스 단지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릉골 재개발 조합은 이달 11일 시공사 선정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이후 다음 달 26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방침이다. 입찰까지 두 달여 남짓 남았지만 대형 건설사 간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현재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산 끝자락에 위치한 정릉골은 국민대학교와 정릉천 사이에 형성된 노후주택 밀집 지역이다. 1950년대 청계천과 북아현동 일대 철거로 인해 무허가 주택 주민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됐다. 소설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가 생전에 거주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연탄·기름보일러를 때거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2003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뒤 2012년 정비구역 지정과 2017년 조합 설립을 마무리했다.
대형사들이 정릉골에 모인 건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대형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정릉골 재개발은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 20만3857㎡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80개 동, 141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원 수는 649명이다. 예정 공사비만 6027억원에 달한다.
서울 최대 대규모 타운하우스라는 점도 관심을 받는 요인이다. 이곳은 북한산 인근에 위치해 자연경관지구에 속한 탓에 용적률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고층 아파트 대신 고급 주거 단지 조성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 서울 도심 인근에 1000가구가 넘는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는 것은 흔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정비사업장이 귀한 데다 실적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며 “공사비만 6000억원이 넘고 일반 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최대 규모 타운하우스 단지라는 상징성도 눈독을 들이는 배경이다”고 덧붙였다.
입찰 마감 후 6월 시공사를 정하고 연내 조합원 분양까지 마치는 게 조합의 목표다. 조합은 안정적인 일반 분양을 위해 옵션과 평형대를 다양화 시켰다. 절반 이상 가구에 테라스를 설치하고, 복층형 주택도 적용할 예정이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59㎡ 393가구 ▲74㎡ 46가구 ▲84㎡ 891가구 ▲96㎡ 8가구 ▲114㎡ 64가구 ▲165㎡ 9가구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