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티인컴 등 월배당 종목 서학개미 순매수금액 상위권 진입
퇴직연금 대신 월배당 ETF도 적립식 매수···QYLD·JEPI 등 부각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미국 월배당 종목을 직접 매수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노후를 대비해 퇴직연금 및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를 이용해 미국 증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아예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종목을 꾸준히 사들이는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배당주 매수 비중을 늘렸다.
부동산 리츠 종목인 리얼티인컴(티커명 O)의 순매수결제금액은 3025만달러로 미국 증시 상장 종목 가운데 21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이외 월배당 ETF인 GLOBAL X NASDAQ 100 COVERED CALL ETF(티커명 QYLD) 역시 27위에 이름을 올렸고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티커명 SCHD)는 30위, 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티커명 JEPI)도 4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올해 1월에는 순매수결제금액 상위 50위안에 들지 못했던 종목들이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서학개미들도 성장성보다 안정적인 배당에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대신해 미국 월배당 종목이나 ETF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이기에 시가배당률이 높고 배당기일도 분산되어 있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월배당도 가능하다.
서학개미 사이에서는 월배당 종목을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투자도 유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종목은 리얼티인컴이다.
리얼티인컴은 1994년 10월 상장한 부동산리츠로 월배당이 특징이다. 올해 2월까지 619회 연속으로 배당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배당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가 역시 장기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식형 월배당 ETF도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은 570여종의 월배당 ETF가 있는데 이 가운데 주식형 ETF 역시 30여종에 달한다. 주식형 ETF 역시 우선주, 저변동성, 커버드콜 등 다양한 ETF가 상장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넓다.
DIA처럼 다우존스지수30개의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별로 포트를 구성한 ETF도 있지만 대부분 우선주로 구성된 ETF와 커버드콜 방식의 ETF가 주목받고 있다. 이 ETF들이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주식형 월배당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GLOBAL X가 내놓은 NASDAQ 100 COVERED CALL ETF(QYLD)이다. QYLD의 연간 배당률은 14.3%에 달한다. 매달 1%가 넘는 분배금을 준는 셈이다.
하지만 주가가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어 원금손실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높은 편이 아니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이라는 운영상 증시 상승기에 상승폭이 제한적이다.
JEPI는 최근 하락장에서 주가가 비교적 선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JEPI는 JP모건이 2020년 5월 출시한 커버드콜 ETF다. 커버드콜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출시 이후 증시 상승기에 주가도 꾸준히 상승했기에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서학개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JEPI와 달리 그동안 하락장에 강하다고 알려졌던 Nationwide Nasdaq-100 Risk-Managed Income ETF(티커명 NUSI)는 최근 주가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서학개미들로부터 신뢰를 다소 잃은 상태다.
미국 월배당 투자는 매달 분배금을 원화 대신 안전자산인 달러로 받기에 돈이 묶이는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와 달리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월배당 투자를 하려면 과세 체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주식과 ETF 배당금에는 15%의 세금이 부과된다. 연 2000만원을 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금융종합소득세로 전환되기에 고소득자의 경우 고율의 소득세가 붙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