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신제품, 성능 저하 강제한 GOS 논란 점차 커져
파운드리 미세공정 수율 부진 이슈도 여전
“일부 악재 선반영···메모리 업황 주목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 ‘갤럭시 S22’의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 파운드리 미세공정 수율 문제 등 삼성전자의 두 축인 모바일과 반도체 모두 좋지 못한 이슈들이 발생한 까닭이다. 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증권업계 일각에선 악재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7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1.96%) 떨어진 7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1% 하락한 7만원에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6만9900원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 이른바 ‘8만전자’(8만원+삼성전자)를 회복하며 반등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었다. 그러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과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가 나오면서 7만원 초반대로 주가가 밀렸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등 증시 대외적인 요인 영향에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증시 외부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내부 악재도 함께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GOS 논란이 발생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과 해상도, 프레임 수 등을 낮춰 과도한 발열을 예방하고 디바이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과거에는 GOS 기능을 끄거나 우회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시리즈에 ‘원(One) UI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GOS를 우회할 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배터리 발열로 인한 소비자 안전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출시 당시 공개한 기기 사양 보다 낮은 기능을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을 두고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미국 더버지와 나인투파이브구글 등 해외 IT 매체가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 일반 앱에도 GOS가 적용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브랜드 가치 훼손과 판매 감소 차원에서 우려 요인으로 분류된다. 사전예약 당일 완판되며 흥행을 예고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환불을 인증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을 규탄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뿐만 아니라 유명 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에서는 ‘갤럭시 S22’ 시리즈를 평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등 사례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미세공정과 관련해서도 일부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회사인 퀄컴은 지난해 4㎚ 공정으로 만드는 삼성전자 갤럭시S22용 칩의 일부 물량을 대만 파운드리사인 TSMC로 이원화 한데 이어 차세대 3㎚ 칩도 TSMC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의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스스로 미세공정 수율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월 27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술력 상승으로 초기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는데 난이도가 상승한 것도 사실”이라며 “역량을 모아 선단공정 조기수율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발생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이 같은 악재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되레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애플, TSMC 대비 0.4배, 1.6배 수준이나 현재 시가총액은 양사 대비 0.13배, 0.64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과도하다”며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고 현 주가는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라고 밝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의 실적은 메모리 비중이 큰데 메모리 업황이 올해 하반기에는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미세공정 이슈와 관련해선 TSMC 역시 고전하고 있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고 갤럭시 GOS 이슈도 삼성전자가 이번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어떠한 해결 방안을 내놓을 지를 더 지켜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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