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FCA 집중 투자 받으며 SUV 인기 흐름 속에서 성장 이어가
친환경차 모델은 PHEV 그쳐···수입차 1~6위 브랜드는 이미 순수 전기차 출시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지난해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국내시장에서 1만대 판매를 달성한 지프가 전기차 흐름에선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프는 지난해 1만449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외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7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폴크스바겐, 미니에 이은 판매기록이다.
지프의 판매량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현 스텔란티스)의 투자가 지프에 집중되기 시작한 2019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FCA코리아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에 분산 투자했지만 2018년 이후 두 브랜드의 수입을 중단하고 지프에 집중투자를 이어갔다. 이러한 결과로 2018년 7590대에 이르던 FCA코리아 판매량은 2019년 지프 단일 브랜드 판매량 1만251대로 늘었다.
지프는 FCA의 집중투자와 더불어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힘입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오프로드형 SUV’로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지프는 신차 소개 및 고객 체험 프로그램에서도 오프로드 감성을 강조하며 다른 브랜드의 SUV와 차별화를 꾀한다. 실제로 지프의 오프로드형 SUV를 대변하는 ‘랭글러’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포함해 지난해 3127대가 판매되며 지프 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흐름 속 경쟁 브랜드들의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프는 유독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프는 지난해 미국서 순수 전기차 콘셉트카인 ‘매그니토’를 선보였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판매량 1~6위에 이르렀던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폴크스바겐, 미니는 모두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출시에 힘쓰고 있다. 독일3사로 불리는 벤츠, BMW, 아우디는 앞서부터 전기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볼보, 폴크스바겐, 미니(MINI)는 올해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물론 지프가 내연기관 모델만 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프는 지난해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랭글러 4xe’를 출시하며 친환경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PHEV 인기가 시들한 편이며, 판매가격도 기존 랭글러에 비해 2000만원이 비싸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랭글러 4xe와 랭글러의 판매출시가는 각각 8340만원, 6340만원이다. 지난해 9월에 출시한 랭글러 4xe는 7, 8월 사전물량을 포함해 총 74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일각에선 최근 전기차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비중으로 따졌을 땐 크지 않은데다, 충전문제 등으로 아직까진 가솔린 모델 등 내연기관차가 우세한 상황이라 지프의 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카이즈유 통계데이터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시장 신차 등록대수 173만5036대 중 가솔린 모델의 비중은 88만8059대로 51%였다.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10만402대로 6%에 불과했다.
친환경차 모델 출시와 관련, 지프 관계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우선적으로 출시한 것은 회사 내부적으로 시장상황과 고객수요를 분석해 내린 결과”라며 "전기차 모델출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출시 일정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다"면서도 “연내 그랜드 체로키 4xe를 출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